오피니언 사설

[사설]글로벌 '신기술기업 사냥' 경쟁 지켜만 볼 건가

미국의 5대 정보기술(IT) 업체를 비롯한 글로벌 공룡 회사들의 신기술 기업 사냥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반도체 제조사 인텔은 최근 이스라엘의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무빗을 9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기업인 큐물러스네트웍스 인수를 결정했다. 중동과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중동 국부펀드들이 저평가된 바이오·의료·IT 기업 목록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IT 기업들이 차이나머니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큰손들이 코로나19로 값이 싸진 신기술 기업 사들이기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원격교육·원격의료와 온라인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이에 맞춰 클라우드·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신 사회간접자본(SOC)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글로벌 거대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코로나19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역발상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보유현금만 110조원이 넘지만 올해 1월 미국 통신망 설계·최적화 기업인 텔레월드솔루션스를 인수한 것이 전부다. 또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사모펀드회사가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부를 5,300억원에 인수한 사례가 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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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환경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갈릴 것이다.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글로벌 M&A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 미래기술을 확보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도 비대면 및 디지털 SOC 분야와 같은 미래기술 기업에 대한 M&A가 활성화되도록 규제 철폐 등으로 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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