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자녀 입시와 사모펀드 관련 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첫 재판에 출석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을 만나거나 허위진술을 강요하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교수의 13차 공판을 열었다. 정 교수는 구속기간 만료로 지난 10일 새벽 석방된 후 처음으로 재판정에 나왔다.
이날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정 교수에게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과 향후 선고될 판결 결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걸 알린다”면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이 현 단계에서 정 교수의 혐의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된다거나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정 교수가 사전에 재판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출석할 경우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 교수 또는 정 교수로부터 부탁받은 사람이 증언을 한 사람에게 직접 만나거나 전화, 메신저 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종전의 증언을 번복하도록 부탁하거나 강요하는 경우도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음을 알렸다.
덧붙여 증인으로 채택됐거나 채택될 수 있는 인물, 수사 기관에서 조사받지 않은 사람 등에게도 출석 여부, 증언 내용, 허위 진술 등을 부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교수 또는 정 교수로부터 부탁받은 사람이 공소사실과 관련된 허위 문서를 작성하거나 이를 법원에 제출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재구속 사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검찰이 이런 사유를 입증하거나 기타 여러 사정으로 밝혀지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며 “정 교수도 유의해달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 기간 만료일이 다가오자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다며 법원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없고, 추가 영장 발부가 가능한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혐의사실에 대한 증거조사가 실시돼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작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 교수는 구속 199일 만인 지난 10일 0시4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왔다.
정 교수는 자본시장법, 업무방해, 위조사문서행사, 증거인멸교수 등 14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