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사람]손연재 “올림픽 메달 땄다면? 4위도 선물 같은 성적이죠”

올림픽 결선행·월드컵 金·아시안게임 메달 모두 최초 기록

2016리우올림픽 4위는 여전히 亞 최고 성적으로 남아

"선수땐 모든 게 운동 중심...카페라테 한 잔도 특별했죠”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연기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드는 손연재. /서울경제DB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연기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드는 손연재. /서울경제DB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의 마지막 대회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었다. 공식 은퇴는 지난 2017년 2월에 했지만 손연재 스스로는 올림픽이 마지막 무대라고 일찌감치 마음먹고 있었다. 4위로 마친 뒤 눈물을 머금은 채 관중석의 어머니를 향해 손을 흔드는 한 장의 사진이 손연재의 선수생활을 압축하듯 보여줬다.

손연재는 올림픽 결선 진출, 월드컵 제패, 아시안게임 메달 등 한국 최초 기록을 숱하게 남겼다. 열여덟 살이던 2012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에 0.225점 모자란 5위를 한 뒤 2016리우올림픽에서 다시 결선에 올라 4년 전보다 한 계단 더 순위를 끌어올렸다. 동메달 선수와의 점수 차는 0.685점이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면 지금의 삶은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저도 그게 궁금하다”며 웃어 보인 손연재는 “저를 수식하는 말이 달라졌을 거라는 것 말고는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메달을 땄다면 물론 더 좋았겠지만 마지막 대회의 기억이 정말 좋게 남았다. 다시 해도 그 정도로는 못 했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후회 없는 마무리가 됐다. 선물 같은 4위였다”고 한다. 심각한 발목과 허리 통증을 안고 뛰면서도 손연재는 실수 없이 마지막 경기를 잘 마쳤다. 올림픽 4위는 여전히 아시아 리듬체조 최고 성적이다.

관련기사



선수 시절을 떠올리던 손연재는 “예전에 일기처럼 남겼던 소셜미디어 글을 얼마 전 다시 본 적이 있는데 카페라테 한 잔 마시는 게 그 당시는 아주 특별한 일이었다. 바닐라라테 마시는 날은 그보다 훨씬 더 특별한 날이었고…. ‘모든 게 운동에 맞춰진 일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집 근처 어린이 체조교실이 리듬체조와의 첫 인연인 손연재는 리듬체조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길을 갔겠느냐는 물음에 “워낙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 성격이어서 다른 종목이라도 운동은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연재 하면 ‘악플’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 그는 현역 때부터 악플에 시달리는 일이 잦았다. 비방 정도가 심한 일부 네티즌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적도 있다. 손연재는 “과거에는 억울해도 부당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권욱기자

양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