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계에 있는 제자와의 신체 접촉이 과연 교사 파면의 사유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재판에서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다르게 나왔다.
1심 법원은 파면을 취소해야 한다고 결론냈지만 항소심에서는 파면은 정당하다고 봤다.
18일 법원 등에 따르면 A(42)씨는 부산의 한 고교 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19살 차이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2018년 입건됐지만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 교원징계위원회는 A씨를 파면했다.
당시 징계위원회는 ‘학생 보호와 생활지도 본분을 망각한 채 성 보호 대상을 상대로 이런 행위를 해 교원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성추행 사실이 없고, 당시 연인 관계였으며, 합의 아래 성적 관계를 맺었다”면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이후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관할하는 대전지법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행정3부(남동희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A씨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부산지검이 사귀던 제자의 여러 진술을 토대로 A씨에게 증거 불충분에 따른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면서 “연인 관계에 있거나 연인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스킨십한 게 인정된 점,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비위 정도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파면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행정1부(문광섭 수석부장판사)는 원심판결을 뒤집고 A씨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자를 상대로 한 일련의 성적 접촉행위로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검찰 불기소 결정을 이유로 징계 사유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 사건 파면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 사건 같은 비위를 저지른 교원이 교단에 다시 설 경우 학교 교육환경 저해와 전체 교원 신뢰 저하가 우려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