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교도연합뉴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차기 검찰총장으로 염두에 둔 도쿄고검 검사장의 ‘마작스캔들’ 낙마 파동으로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이 대국민 사과를 표했다. 산케이신문과 아사히신문 기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도록 한 긴급사태 기간에 검사장과 함께 마작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산케이신문과 아사히신문은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의 마작 파동과 관련해 사죄를 표했다. 산케이신문 홍보부 관계자는 도쿄 본사의 사회부 기자 2명이 수년 전부터 여러 차례 마작을 했다고 인정했다면서 “지극히 부적절한 행위였다. 깊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에서도 도쿄 본사에서 근무하는 50대 남성 사원이 긴급사태 선언 이후 총 4번이나 구로카와 검사장과 마작에 참여했다. 아사히 소속 기자 2명과 산케이 기자 한 명은 구로카와 검사장과 함께 산케이 기자의 자택에 모여 마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약 5년 전부터 인연을 맺기 시작해 최근 3년간 월 2~3회 빈도로 마작을 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사히신문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극히 부적절하고 거듭 사과한다”면서 “취재활동이 아닌 개인적인 행동이긴 하지만 좀 더 조사를 다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모리 마사코 일본 법무상은 이날 기자단에 구로카와 검사장이 내기 마작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모리 법무상은 구로카와 검사장의 사직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후임자에 대해서는 “신속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NHK를 통해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도 구로카와 검사장이 긴급사태 기간인 이달 1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보도기관 관계자 3명과 아파트에서 내가 마작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그런 행동은 극히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구로카와 검사장의 사직은 22일 열리는 각의에서 승인될 예정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당초 일본 정부는 올해 2월 퇴직해야 하는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을 6개월 연장하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리고 정부가 검사장 등 간부의 정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검찰청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정계 인맥이 두터운 구로카와 검사장이 사실상 차기 검사총장으로 내정됐다는 관측과 함께 검찰청법 개정안은 그의 정년 연장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청법 개정안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일단 보류해 정치적 구심력에 타격을 입은 아베 총리는 구로카와 검사장의 마작 스캔들로 다시 한번 궁지에 몰리게 됐다.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탈법적인 (정년 연장 관련) 각의 결정으로 (구로카와를) 검사장 자리에 머물게 한 내각 전체의 책임”이라며 아베 총리의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