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화제의 책] 지리산 농부의 시 쓰는 하루

■ 바람이 수를 놓는 마당에 시를 걸었다

■ 공상균 지음, 나비클럽 펴냄




1988년 2월 스물아홉의 나이에 귀농을 결심하고 지리산 산골에 터를 잡고 농부가 된 공상균 씨. 농사를 지으면서도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는 농장 옆에는 ‘달빛 도서관’이라는 작은 도서관을 짓고 도시 사람들 편히 쉬어가라고 황토방도 마련했다. 나이 오십에 순천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시와 소설을 공부한 농부는 시인이 되었다. 30년 지리산 농부의 삶을 글로 엮은 책이 나왔다. ‘너나 없이 고른 세상’은 흙에 있다는 생각을 농촌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그는 심은대로 거두는 땅의 성정을 배우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자연인의 삶을 그대로 담았다. 올해 환갑인 농부 공상균은 시인이자 마케팅 강사다. 농업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마케팅으로 청년들에게 농업의 가치와 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널리 알리기 위한 강의에도 열정적이다.


책에는 그의 옆에서 함께 단단하게 삶을 가꿔가는 가족과 벗들의 이야기가 시와 곁들여 어우러진다. 연두에 물든 강이 아름다워 울던 아내는 집 마당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아들과 며느리를 위해 함을 준비하고, 자신이 읽은 시집을 꼭 아버지에게 선물하는 ‘시 친구’ 아들은 아버지 옆에서 시를 읽어준다. 도시의 삶 대신 부모와 함께 농가 일을 선택한 딸은 아버지와 함께 농촌 창업을 꿈꾼다.

관련기사



저자가 지리산 자락에서 ‘농부들의 벗’으로 살아온 30년 세월 이야기, 10년 동안 전기도 없는 산속에서 농사 짓고 아내를 맞이하고 아이들이 태어나 둘도 없는 친구로 산 세월에 대한 회고, 땀 흘려 농사 짓는 이야기가 아름다운 시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처럼 책 속에 펼쳐진다. /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