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코로나, 금융권 덮치나...서민 버팀목 저축銀 연체율 ‘꿈틀’

1분기 4%로 전년 말 대비 0.3%p↑

특히 자영업자 4.6%로 가장 높아

주담대도 3.2%, 16년 이후 최고

당기순익은 전년比 19.4% 급증

금감원 "코로나19 잠재위험 현실화 가능성 대두...선제대응할 것"

/연합뉴스/연합뉴스



서민, 저신용자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 받고 주로 발길을 돌리는 저축은행 연체율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금융권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4분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총대출 연체율은 4.0%로 지난해 말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3월 말에 비하면 0.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자영업자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4.6%로 전년 말보다 0.3%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 말(4.8%)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대출은 4.3%로 전년 말보다 0.4%포인트, 법인 대출은 4.2%를 기록하며 0.5%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3.8%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 올랐고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3.2%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연체율은 2016년 9월 말(4.9%)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연체액이 늘었다기 보다는 주담대 잔액이 감소해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4.1%로 지난해 말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총대출 중 회수에 문제가 생긴 대출 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7%로 지난해 말과 같았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07.9%로 전년 말보다 5.1%포인트 내렸지만 규제 수준인 100%는 웃돌았다. 회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고정이하여신보다 많은 충당금을 저축은행들이 쌓아놓고 있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총자산은 78조 1,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조(1.3%) 늘었다. 구체적으로 총대출이 67조원을 기록하며 2조(3.1%)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26조 9,000억원으로 8,000억원(2.9%) 불어났고 기업대출은 38조 3,000억원을 기록하며 1조 1,000억원(3.1%) 늘어났다. 자기자본은 9조 2,000억원을 나타내며 1,000억원(1.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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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기 당기순이익은 급증했다. 2,4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억원(19.4%) 늘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572억 늘고 비이자손익도 -568억원으로 303억원 감소했지만 대출확대 등으로 이자손익이 1,501억 증가한 덕분이었다. 자본적정성을 보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83%로 전년말과 동률을 이루며 규제비율(자산 1조원 이상은 8%, 1조원 미만은 7%)을 크게 웃돌았다.

금감원은 “연체율이 다소 올랐지만 BIS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특성 상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재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 영업, 건전성 현황을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내부 유보 확대 등 선제적 자본확충을 유도하는 한편,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 자영업자 등에 대한 채무조정 등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부실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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