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를 통해 촉발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 2차 기자회견 관련 작성자 논란에 수양딸 곽모씨가 “내가 대신 정리해서 썼다”고 밝혔다. 김씨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이 할머니 뒤에 특정 배후가 있다는 ‘배후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26일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고령의 엄마(이용수 할머니)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하기만 했지 정리해본 적은 없다”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내가 대신 정리해서 썼다”고 전했다. 곽씨는 2015년부터 이 할머니의 수양딸 역할을 해 온 인물이며,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했다”는 김씨의 지적에 대해서는 “어차피 보여줘야 할 문건이고 정부 관계자도 볼 수 있어 어머니 언어로 쓰는 것은 맞지 않았다”며 “어머니도 지난번 기자회견의 파장에 대해 잘 아시기 때문에 (대신 쓰는 것을 동의했고) 꼭 하고 싶으신 말을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곽씨에 따르면 기자회견 당시 작성된 입장문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시민모임)’에서 작성한 것과 곽씨가 작성한 것 두 가지였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처음에 시민모임의 입장문을 사용하려다 기자회견 직전 마음을 바꿔 곽씨의 입장문을 들고 나갔다. 다만 기자회견 당시 곽씨가 작성한 회견문을 손에 들기는 했지만 직접 읽지는 않았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문 중 “소수 명망가에 의존하지 않고 정대협 성과를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대목에 대해 “그 연세 어르신이 쓰는 용어가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조직을 이끌 때 드러나는 단어”라고 분석한 김씨의 주장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에 따라 김씨가 주장하는 ‘이 할머니 배후설’은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의 기억력이 온전치 않다거나 치매를 앓고 있다며 이 할머니의 비판을 반박해왔다. 하지만 기자회견 당시 할머니는 입장문을 읽지 않고 본인의 의견을 전달하는 등 치매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김씨의 주장대로 이 할머니가 입장문을 외워 그대로 읽은 것이라면 기억력이 온전히 않다는 윤 당선인의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된다.
앞서 김씨는 여러번 윤 당선인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오기도 했다. 그는 지난 21일 윤 당선인과 그의 남편이 탈북민들을 상대로 월북을 종용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와 관련 “예상대로 간첩 몰이가 시작됐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지난 13일 윤 당선인이 라디오에 직접 출연했을 때는 “누군가 윤미향 당선인이 국회에서 활동하는 걸 매우 싫어하는 것 같다”며 윤 당선인의 해명을 적극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