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용수 할머니 문장 아냐" 김어준 '배후설' 주장에 수양딸 "내가 썼다"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 문제와 관련해 두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대구=이호재기자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 문제와 관련해 두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대구=이호재기자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를 통해 촉발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 2차 기자회견 관련 작성자 논란에 수양딸 곽모씨가 “내가 대신 정리해서 썼다”고 밝혔다. 김씨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이 할머니 뒤에 특정 배후가 있다는 ‘배후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26일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고령의 엄마(이용수 할머니)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하기만 했지 정리해본 적은 없다”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내가 대신 정리해서 썼다”고 전했다. 곽씨는 2015년부터 이 할머니의 수양딸 역할을 해 온 인물이며,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했다”는 김씨의 지적에 대해서는 “어차피 보여줘야 할 문건이고 정부 관계자도 볼 수 있어 어머니 언어로 쓰는 것은 맞지 않았다”며 “어머니도 지난번 기자회견의 파장에 대해 잘 아시기 때문에 (대신 쓰는 것을 동의했고) 꼭 하고 싶으신 말을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곽씨에 따르면 기자회견 당시 작성된 입장문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시민모임)’에서 작성한 것과 곽씨가 작성한 것 두 가지였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처음에 시민모임의 입장문을 사용하려다 기자회견 직전 마음을 바꿔 곽씨의 입장문을 들고 나갔다. 다만 기자회견 당시 곽씨가 작성한 회견문을 손에 들기는 했지만 직접 읽지는 않았다.

관련기사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문 중 “소수 명망가에 의존하지 않고 정대협 성과를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대목에 대해 “그 연세 어르신이 쓰는 용어가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조직을 이끌 때 드러나는 단어”라고 분석한 김씨의 주장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에 따라 김씨가 주장하는 ‘이 할머니 배후설’은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의 기억력이 온전치 않다거나 치매를 앓고 있다며 이 할머니의 비판을 반박해왔다. 하지만 기자회견 당시 할머니는 입장문을 읽지 않고 본인의 의견을 전달하는 등 치매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김씨의 주장대로 이 할머니가 입장문을 외워 그대로 읽은 것이라면 기억력이 온전히 않다는 윤 당선인의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된다.

앞서 김씨는 여러번 윤 당선인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오기도 했다. 그는 지난 21일 윤 당선인과 그의 남편이 탈북민들을 상대로 월북을 종용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와 관련 “예상대로 간첩 몰이가 시작됐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지난 13일 윤 당선인이 라디오에 직접 출연했을 때는 “누군가 윤미향 당선인이 국회에서 활동하는 걸 매우 싫어하는 것 같다”며 윤 당선인의 해명을 적극 도왔다.

방송인 김어준씨/서경스타DB방송인 김어준씨/서경스타DB


조예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