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1g 정도의 양으로도 축구장 크기의 표면적을 덮을 수 있는 신소재인 금속유기구조체(MOF)를 산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쉽게 개량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본원의 박진희 신물질과학전공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냈다고 27일 밝혔다. MOF 내부에 여러 가지 작용기를 적용해 구조와 성질을 동시에 개선시키는 ‘이중개량기술’이다.
MOF는 금속이온과 여기에 부착하는 유기물질 이온(혹은 유기물질 분자)의 일종인 유기리간드가 벌집처럼 구멍들이 뚫린 ‘다공성 기공구조’로 무한 결합해 형성된 물질이다. 아주 적은 양으로도 넓은 표면적을 갖기 때문에 오염물 등을 제거(흡착·분해)하는 용도 등으로 주목 받고 있다. 유기화합물의 화학적 변화를 유발하는 원자결합집단(작용기)을 적용하면 MOF를 용도에 맞는 구조와 특성의 소재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MOF는 이처럼 실용적인 용도로 변화시키기 위해 여러 작용기를 적용하는 과정이 까다로웠고, 이를 통해 변형시킨 MOF의 구조는 매우 복잡해 실용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8만개 이상의 MOF가 발견됐음에도 구조 분석 및 활용 연구가 제한적이었다.
박 교수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구조체 내부에 있던 수소-탄소결합을 탄소-탄소 결합으로 치환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작용기를 바로 도입시키는 기법이다. 이렇게 하면 안정적이고 분석하기 쉬운 구조로 MOF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물질을 흡착할 수 있는 신소재를 만들 수도 있다. 박 교수팀이 이 기법으로 작용기를 도입해보니 2~50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크기의 기공인 ‘메조기공’구조가 생성돼 기존 구조보다 3~6배 빨리 요오드를 흡착했다. 이산화탄소와 수소 흡착능력도 향상됐다고 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환경관련 기술(공기청정장치 등),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DGIST는 내다봤다. 박 교수는 “기존 개량 기술은 작용기 도입 과정이 복잡하고, 분석도 까다로웠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했고 더 나아가 소재의 성질과 구조를 쉽게 변경할 수 있어, 향후 추가 연구를 진행해 금속 유기 구조체의 실용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27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DGIST 신물질과학전공 이병찬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박진희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