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및 확산 예방을 위해 임시휴업합니다.’ 한때 외국인 관광객으로 성업을 이루던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 닫힌 문에는 이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휴업 안내문을 내건 명동거리의 점포들은 한두 곳이 아니다. 종로·인사동·압구정 등 서울 주요 상권에서도 이제는 흔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우려했던 대로 상가시장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오피스·중대형상가·소규모상가 등 모든 유형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늘어났다. 특히 상가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 중대형상가의 경우 올 1·4분기 공실률이 11.7%로 지난 분기(11.0%)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소규모상가도 지난 분기보다 0.1%포인트 늘어난 5.6%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중대형상가 공실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17.4%)이다. 이어 전북(15.7%), 충북(15.5%) 등의 순이다. 특히 경북은 구미(24.9%)와 포항(21.5%) 상권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크게 증가했다. 서울 중대형상가의 공실률은 7.9%로 전국 평균보다는 낮았지만 지난 분기 대비 변동률이 1.0%포인트 늘어 증가폭이 컸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중대형상가 공실률을 보인 곳은 강남(9.9%) 지역으로 전기 대비 2.0%포인트 올랐다. 특히 압구정 상권의 타격이 가장 컸다. 압구정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4.7%에 달한다. 동대문구 장안동 상권의 공실률도 17.1%를 기록했다.
☞상가 투자수익률은 1%대 초반 뚝…불꺼진 오피스도 늘어
3개월간 보유에 따른 투자성과지표인 투자수익률도 하락했다. 중대형상가의 경우 수익률이 지난해 4·4분기 1.69%에서 올 1·4분기 1.31%로, 소규모상가는 이 기간 1.43%에서 1.17%로 감소했다. 수익률이 1%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경기위축과 투자수요 감소, 공실률 증가 등이 나타나면서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오피스시장도 고전하고 있다. 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오피스 공실률은 11.1%로 전 분기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기업 등 업무 관련 시설로 채워지는 오피스의 공실률은 수도권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도 영향이 미미했지만 지방은 기존 경기둔화 영향에 더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전 분기보다 0.1%포인트 늘어난 8.6%를 기록했다. 오피스 투자수익률 역시 전 분기 2.10%에서 1.59%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2·4분기에는 여파가 더 크게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장에서는 거래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3~4월 전국 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5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5건 대비 14.6%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올 3~4월 업무용 부동산이 188건 거래되며 지난해의 264건 대비 28.8% 감소했으며 경기도는 158건으로 지난해의 179건 대비 11.7% 줄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로 업무용 부동산을 비롯한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김흥록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