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9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낙폭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 규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수도권 집값이 오르자 정부는 수도권을 겨냥한 안정화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넷째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2%를 기록했다. 전 주 변동률이었던 -0.04%보다 낙폭이 줄어든 것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3월 말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에 들어선 후 4주 만인 4월 말 변동률이 -0.07%까지 내려간 바 있다. 바닥을 찍은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이번 주 -0.02%까지 회복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송파구 잠실의 리센츠 아파트 전용 84㎡도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16억~18억 원 대에 주로 매매됐지만 이달 21일 20억 원에 거래됐다. 보유세 과세기준일과 양도세 중과 유예기한을 앞두고 시장에 풀린 절세용 초급매물이 하나둘 소진되면서 강남 아파트값이 이전 가격대를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규제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값도 폭등했다. 이번 달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은 0.06%→0.07%→0.09%→0.10%의 흐름을 보이며 매주 상승폭이 늘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0.14% 떨어질 동안 수도권 아파트는 3.31% 올랐는데, 이는 전국 평균인 2.0%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 2월 정부가 대표적인 풍선효과 지역인 수원 등을 정조준한 대책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의 상승세가 여전히 공고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최근 거래량이 급감한 만큼 집값의 향방을 섣불리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 지역의 경우,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출현하고는 있지만 전 고가에서 수억 떨어진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하락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는 만큼 당분간은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