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토요워치] "코로나 탓"… "코로나 덕" …엇갈린 공유경제

낯선사람과 함께 쓰기 꺼려

공유경제 시장 '최대 위기'

'접촉' 최소화 공유사업들은

때아닌 '코로나 특수' 맞아

3015A01 main



# 서울 동대문구에서 다세대주택 세 곳을 빌려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남모(30)씨는 최근 한 곳의 계약을 해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본격 확산된 지난 2월부터 조금씩 취소되던 예약이 3월이 되자 뚝 끊겼기 때문이다. 남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된 고객이었는데 코로나19로 한순간에 매출이 제로가 됐다”며 답답해했다.

#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임모(34)씨는 2월부터 출퇴근길에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통근버스를 타는 2호선 사당역 인근까지 버스로 이동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최소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자전거를 새로 사기보다는 당분간 따릉이를 활용하기로 했다”며 “장갑만 끼면 찜찜함도 없고, 운동 삼아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울경제DB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울경제DB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등장해 글로벌 경제와 사회에 혁신을 몰고 온 공유경제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유휴자원을 나눠 쓰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소비자들의 의기투합으로 10년 동안 각광받아온 공유경제가 분화하고 있는 셈이다.


대규모 투자 유치나 사업 확장, 신흥 갑부의 탄생 소식만 알리던 대표적 공유경제 기업인 에어비앤비·우버·위워크 등은 사업 축소와 함께 인력 감축에 돌입하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등장하며 다른 사람이 사용한 공간이나 차량·물건을 함께 쓰는 데 대한 거부감이 최근 3개월 동안 급속히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공유경제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왔다.

관련기사



하지만 공유경제가 소비자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코로나19 상황에도 이용이 더 늘며 몸값을 높이는 업종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 주자가 공유주방. 공유주방은 주방공간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쓰면서 초기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사용자가 늘고 있다. 최근 비대면 서비스인 배달 수요 급증과 맞물려 정부도 공유주방 활성화에 나섰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혼자 탈 수 있는 자전거와 킥보드의 공유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공유경제 안에서도 코로나19에 따른 특수는 있는 셈이다.

전염병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만큼 잘나가는 공유경제의 비밀 병기는 ‘비대면’이다. 자원을 나눠 쓰면서도 공유경제의 핵심 중 하나인 ‘접촉’을 극복하는 대안을 찾은 기업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울러 음식 배달, 출퇴근 등 일상적 서비스에 대한 공유경제의 수요도 유지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공유경제 업종은 대부분 여행·휴가·모임 등과 관련이 있다. 야외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수요가 급감한 분야다. 공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공유 오피스나 공유차량 등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생존을 모색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지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