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윤미향 조목조목 해명했지만 野 "불충분"...사퇴 논란 더 커질 듯

윤미향 국회서 기자회견

"기금유용·쉼터 의혹 사실 아냐"

개인계좌 모금에는 "안이했다"

李 할머니엔 "신뢰 못드려 죄송"

민주당은 "檢 수사 지켜볼 것"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기간에 불거진 부정 의혹 등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땀을 닦고 있다. /권욱기자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기간에 불거진 부정 의혹 등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땀을 닦고 있다. /권욱기자



윤미향 당선자가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 중 개인계좌를 통한 후원금 모집을 제외한 나머지 사안은 전면 반박에 나서면서 여야 간 갈등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당선자가 공식 입장을 표명한 후에도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명된 게 불충분하다”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아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오히려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자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게 쓰지 않았다’ 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일일이 언급하며 부인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확보한 돈을 당사자에게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표적으로) 안성힐링센터는 오랜 시간 매각이 지연되면서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의기억연대가 남편이 운영하는 신문사에 일감을 줘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9년 소식지를 발행하기 위해 입찰을 실시했는데 4개 업체가 제시한 견적금액 중 남편이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이 최저금액을 제시해 선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 1억원이 넘게 드는 자녀의 해외유학 비용 마련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남편과 가족들이 받은 각종 손해보상금이 약 2억4,000만원”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서는 “30년 세월에도 불구하고 배신자로 느낄 만큼 신뢰를 못드린 것에 사죄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할머니가 만나주신다면 찾아갈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8년 전 이 할머니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출마를 만류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않는다”며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한다고 판단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별로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할머니는 아침부터 윤 당선자 기자회견에 대한 심경에 대해 질문이 이어지자 주변에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기자회견 즉시 성명을 발표해 윤 당선자의 해명이 불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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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회계부정과 기부금 유용, 횡령 의혹에 대해 (추가 해명내용 없이) ‘악의적 보도’라고 단순 일축했다. 후원금 모집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중’이라는 허울 좋은 변명으로 피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원한 해명은 없었고, 결국 ‘오늘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만이 묻어나는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국회의원 당선자의 신분을 내려놓고 검찰 조사에 최선을 다해 본인이 언급한 ‘상응하는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자회견으로는 해명이 충분하지 않아 윤 당선자를 둘러싼 사퇴 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국민들이 의혹이 해소됐다고 느끼기는 어려운 기자회견이었다”며 “회계 부실에 대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다고 두리뭉술하게 넘어갔고 국고보조금 누락 논란에 대한 설명도 사실상 생략하는 등 기존 정의연에서 밝혔던 내용에서 추가된 게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번 회견은 일방적 통보에 불과하다. 이용수 할머니가 요구했던 기부금 운영의 투명성과 사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며 “국민들의 70%가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조사가 나온 마당에 책임감이 없다. 이번 회견으로는 오히려 논란이 더 커질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진용·김혜린·한민구·김태영기자 yongs@sedaily.com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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