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폭탄' 경고했지만...'관리종목' 베팅하는 개미들

변동성 노린 개미들 묻지마 투자

에스모머티리얼즈 등 거래 급증

"리스크 높아...싸다고 사는건 위험"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관리종목’ 경고음이 외면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우려가 있는 주식을 ‘관리종목’으로 특별 지정해 위험을 환기하고 있지만 높은 변동성을 노린 ‘묻지마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7시께 한국거래소는 에스모머티리얼즈의 ‘거래 정지 및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실을 공시했다. 회사 전 대표이사가 회삿돈 454억원을 횡령한 것이 이유였다. 해당 종목의 온라인 게시판에는 200개가 넘는 글이 게재되며 피해 투자자의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다. 에스모머티리얼즈를 시장 퇴출 위기로 몰고 간 근본적인 책임은 수백억원을 횡령한 전 대표이사에게 있지만 투자자의 과격한 성향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한국거래소는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에스모머티리얼즈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공시했고 3월 지정했다. 이 업체의 지난해 부채비율(연결기준)은 1,064%. 올해 1·4분기에도 33억원 규모의 매출액에 58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부실경영의 늪에 빠졌다. 취약한 재무상태에도 거래정지 직전 4거래일간 에스모머티리얼즈의 거래대금은 536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266억원이다.

에스모머티리얼즈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화면캡처에스모머티리얼즈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화면캡처


경고음에도 투자가 집중되는 것은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관리종목은 동전주 등 저가인 경우가 많아 변동폭이 크다. 에스모머티리얼즈의 경우 거래정지 공시 당일 7.94% 상승한 2,720원에 장을 마감했고 22일에는 가격상승 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특히 오는 6월1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가격제한폭 적용이 없는 웅진에너지(103130)는 이날 전일보다 38.82% 하락한 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이 16억원으로 떨어진 웅진에너지의 28일부터 이틀간 거래액은 48억원을 넘겼다. 이날 관리종목인 파나진(9.89%), 코센(-6.66%) 등도 높은 등락률을 보였다.


문제는 변동성 피해가 결국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거래가 정지된 에스모머티리얼즈의 개인 매매 비중은 96.2%였다. 이날 코스피 거래량 상위 8위에 오른 웅진에너지와 코스닥 거래량 상위 16위 한류AI센터(222810)의 개인 매매 비중도 각각 99.48%, 93.04%에 달했다. 재무투명성을 중시하는 기관이 관리종목에서 발을 빼면서 개인 간 ‘폭탄 돌리기’ 형세가 펼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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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종목은 실적개선 가능성이 제한되기 때문에 저렴하다는 이유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관리종목 매수는 개인이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관리종목은 리스크가 매우 높아 관련 공시를 잘 살피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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