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언택트 투자 뜨자…증권사 '지점 1000개 시대' 저물다

비대면 거래 늘어나며 지점 통폐합

1분기 1,001개…석달새 25곳 줄어




언택트(비대면) 영업이 가속화되면서 ‘증권사 지점 1,000개 시대’가 저물고 있다. 증권사들이 지점 숫자를 줄이는 대신 대형화를 통해 고정비용을 감축하려는 추세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거래 고객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추세에 가속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말 기준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영업소 포함)이 1,001개로 집계됐다. 지점은 883개, 영업소는 118개였다. 이는 3개월 전인 2019년 말에 비해 25개 줄어든 수치다. 국내 증권사들의 ‘지점 다이어트’ 추세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2016년 말 1,275개에 달했던 지점 숫자는 2017년 1,126개, 2018년 1,091개로 감소하는 추세였다. 증권사들은 그중에서도 정식 지점은 더 많이 줄이는 대신 축약된 형태인 영업소를 늘려왔다. 2018년 영업소는 82개였으나 매년 증가하며 3월 말에는 118개로 증가했다. 특히 총 지점 숫자 기준 1·2위인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의 경우 계열 은행의 지점과 연계한 형태의 영업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신금투의 경우 1·4분기 말 기준으로 지점이 88개, 영업소가 32개로 총 120개, KB증권은 지점 75개, 영업점 33개였다.


아직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4월 이후에도 증권사들의 지점 축소는 진행 중이어서 머잖아 전체 지점이 1,000개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조만간 강남권의 한 지점을 인근 지점과 합칠 예정이다. NH투자증권(005940)은 오는 6월8일 잠실점과 천호점을 통합해 잠실금융센터를 열고, 부산에서도 9월 인근 점포를 합쳐 지점 숫자는 줄이는 대신 점포 규모는 대형화한다. 대신증권(003540)도 6월 말께 서울 대림동 지점을 인근 지점으로 통합한다. 유안타증권(003470)도 서울 명동 지점을 본사 골드센터 영업부와 합치고 대전 영업부도 인근 점포로 통합한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3월 말 강남권의 4개 점포를 통합해 논현동에 4층 규모의 대형 점포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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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5A02 증권사 지점 수 추이


이 같은 오프라인 지점 축소는 지점을 통한 주식매매(브로커리지) 영업은 급격히 축소되고 오프라인 지점은 자산관리(WM) 영업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 들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은 지점의 직원을 거치지 않고 비대면 계좌를 통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스스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계좌개설 등의 단순업무 등은 모바일이나 유선을 통해 가능해지면서 지점 접근성의 중요도가 예전보다 떨어졌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지점은 WM비즈니스 위주로 재편되다 보니 지점 숫자가 예전같이 많을 필요가 없다”며 “대신 거점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고객 대상 세미나 등을 열 수 있는 대형화된 점포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은 비대면 고객들을 위한 인력과 서비스를 늘리는 식으로 영업 방식을 바꾸고 있다. 미래에셋대우·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은 온라인 WM 상담 인력을 기존보다 늘려 주식·상품 등의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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