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민간 우주시대 개막] "코로나로 지친 美에 새 희망 쐈다" 환호

스페이스X '크루드래건' 발사

국제우주정거장 궤도에 안착

9년만에 유인 우주선 쏴올려

현장 인근엔 '직관' 시민 운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 캡슐 크루드래건을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이륙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 캡슐 크루드래건을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이륙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이 30일(현지시간) 발사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민간 우주탐사 시대가 열렸다.

30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0)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이날 오후3시22분(미 동부시각 기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쏘아 올렸다. 미국 땅에서 유인우주선이 발사된 것은 9년 만이다.


크루드래건을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이날 우주센터의 39A 발사대를 벗어나 우주로 떠났다. 39A 발사대는 지난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유인우주선 아폴로11호를 쏘아 올린 곳이다. 크루드래건은 이날 발사 후 12분 만에 추진 로켓에서 모두 분리된 뒤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하는 궤도에 올라섰다. 당초 크루드래건은 27일 오후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상 문제로 예정 시간을 16분54초 남겨두고 연기됐다.

크루드래건은 테슬라의 전기차처럼 버튼이 아닌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도록 만들어졌다. 우주비행사들은 대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통해 우주로 발사되는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스페이스X 비행 관제사의 전화에 응답한다. 온도조절장치도 갖춰져 자동으로 섭씨 18∼27도의 기온을 유지한다. 최대 수용인원은 7명이지만 이번에는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켄 등 2명만 탑승했다. 이들은 나사의 우주왕복선 비행 경력을 가졌으며 이번 비행에서 헐리는 크루드래건 발사와 귀환을, 벤켄은 도킹 임무를 담당한다. 이들은 크루드래건 좌석에 맞게 제작된 형태의 우주복을 착용했다. 우주복에는 통신과 냉난방 등의 기능이 있어 두 사람은 ISS 안착에 성공할 경우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넉 달까지 ISS에 머물며 연구 임무 등을 수행한다.


이로써 스페이스X는 최초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민간 기업이 됐다. 미국은 2011년 나사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한 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실어 우주로 보냈었다. 나사는 “미국의 우주인을 미국 로켓에 태워 미국 땅에서 쏘아 올리는 것”이라며 이번 크루드래건 발사의 의미를 강조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이번 발사의 성공은 미국의 지속성과 과학적인 노하우를 추구하는 것이라면서 우주관광의 행보를 확립하고 달 탐사를 위해 제안된 민관협력의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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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크루드래건 발사 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크루드래건 발사 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날 우주선 발사 모습을 직접 보려는 이들로 현장 인근은 붐볐다. 케이프커내버럴 해변 진입도로의 모든 주차장은 이미 이날 오전9시부터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의 스페이스뷰공원에도 수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발사 모습을 지켜봤다고 플로리다투데이가 전했다.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발사 직후 “믿을 수 없다(incredible)”며 “우주는 우리가 여태껏 한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계자들을 축하하고 머스크 CEO와도 대화를 나눴다. 뉴욕타임스(NYT)는 “승리와 아마도 미국에 대한 향수의 순간이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적 불확실성, 정치적 갈등으로 전망과 포부가 흐려진 시기에 과학과 기술혁신, 민간 기업에 있어 미국의 세계적인 출중함을 떠올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의 발사를 과거 1960년대 아폴로호 발사 당시와 비교하며 “오늘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1960년대에 우리가 발견한 것과 같은 영감과 단결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이날 오전4시13분(베이징 시각 기준) 남서부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위성 2기를 발사했다고 보도하며 미국의 유인우주선 발사 소식에 맞불을 놓았다. 이날 창정11호 로켓에서 발사된 위성 2기는 주로 새로운 지구관측 기술실험에 사용될 예정이다. 창정11호는 주로 소형 위성을 운반하는 데 사용되는 로켓으로, 동시에 여러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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