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계속 증가하며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1,106조 3, 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로 지난해 11월 부동자금이 1,000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 매달 증가하고 있다.
금리 인하와 함께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의 증가 속도 역시 빨라져 지난해 12월(34조8,000억원) 30조원대 증가 이후 올해 2월에는 47조원으로 증가 폭이 커졌다. 부동자금이 한 달 사이 40조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한은이 코로나 19 대응을 위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고 국·공채를 대거 매입하며 유동성 공급을 늘린 바 있어 부동자금은 4·5월에도 증가세를 지속했을 가능성이 높다.
부동자금이 급증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충격으로 지수가 급락했다 반등한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예탁금은 지난 28일 44조 5,794억원으로 연초 대비 63.1%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 18일 10조 783억원으로 3월 이후 두 달여 만에 10조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주식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한 반면 2·4분기 기업 실적은 코로나19로 불투명한 측면이 많아 신중한 투자가 요청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