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주 "5일 꼭 국회 열것" 통합당 "원구성 협상이 먼저"

■21대국회 앞두고 여야 확전

상임위 배분 문제→개원 대치

민주 "통합당 빼고 국회 열수도"

'윤미향 국정조사' 놓고도 충돌

3차추경·고용보험법 등 먹구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다투던 여야 간의 갈등이 21대 국회 개원 문제로 확전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국회의장을 선출할 경우 상임위원장을 독점할 수 있다”며 “원구성 협상이 개원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개원 날짜까지 협상 대상으로 삼는 것은 충격”이라는 입장이다. 여당은 여차하면 “통합당을 뺀 군소정당과 국회를 열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강대강 대치가 예상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6월5일에 개원하고 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결코 여야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야당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을 겨냥해 “6월5일 개원까지 다른 사안과 연계해서 합의하지 못하겠다는 태도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9일 여야 원내 지도부 간 회동에서 야당이 제기한 우려에 대한 반응이다. 당시 통합당 측은 “의장을 뽑고 나면 여당 마음대로 상임위를 배분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이 선출되고 3일 후에는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 출석의원 다수가 투표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다. 177석 여당이 충분히 상임위원장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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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당선자총회를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당선자총회를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원 구성 협상 역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통합당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장을 모두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협상을 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177석을 확보하고 있는데 168석을 넘는다는 것은 모든 상임위에 민주당이 과반을 넘긴다는 말”이라며 “겨우 과반을 넘겼을 때의 국회 의석 분포와 동일하게 국회 구성을 하자고 하는 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바뀐 국회 지형에서 야당이 법사위와 예결위를 모두 가져가는 상황은 두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통합당을 빼고 국회를 여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빅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6월5일 반드시 문을 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총회를 6월2일에 소집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합당을 제외한 열린민주당·국민의당 등과 협의해 국회를 열 수 있고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야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성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의 국정조사 문제를 두고도 입장 차를 보였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윤 의원에 대해 “검찰 수사가 부족하다면 국정조사와 함께 국민이 나서서라도 국회의원 퇴출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여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으로 꺼내 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개정안, 고용보험법 등에 대해서도 야당은 일부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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