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 유용 의혹 등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을 최초로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게 민주당의 수준”이라고 지적한 뒤 “클릭해서 들어가 댓글들 보시죠, 충격적이네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진 전 교수가 공유한 글을 보면 민주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전사한 일본 군인과 영혼 결혼식 한 할머니(의) 진실한 사랑에 경의를 표합니다. 일본인의 아내는 일본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국민에게 사과하십시오.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는 내용 등을 적었다.
1998년 8월27일 한 매체가 보도한 ‘69세의 위안부 할머니가 전쟁터에서 만난 일본군 장교와 뒤늦게 영혼결혼식을 올렸다’는 기사의 주인공을 이 할머니로 단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는 ‘이 할머니에 비하면 윤미향은 양반이다’, ‘할머니는 일본인이니 일본으로 가라’, ‘일본인이면서 이때까지 혜택받고 갑질하면서 살았다, 당장 대한민국에서 나가라’ 등 이 할머니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일부 윤 의원 지지자들의 이 할머니를 향한 비난에 대해 “운동가를 지키기 위해 피해자를 공격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댓글들이 나를 절망시킨다”라면서 “저 짓을 하면 숭고한 민족해방전쟁을 한다고 믿는 모양”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쓴 다른 글에서도 “대체 누구를 위한 운동이냐”며 “할머니들은 일제에 젊음을 빼앗겼다고 말할 자격까지 윤미향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어느새 이 할머니가 아니라 윤미향이 운동의 주인이 됐다”며 “운동을 지키려면 윤미향을 살리고 할머니의 목소리를 잠재워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윤 당선인이) 검찰에 기소라도 되면 또 서초동으로 몰려갈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