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배달수수료 2% 내건 띵동...'골리앗' 배민 흔들까

배민 수수료 이슈로 주춤한 새

3분의1수준 수수료로 시장 진출

"독과점 구조선 인상우려 상존"

빅데이터 기업 등과 컨소시엄

지자체 협력으로 공공앱 노려




국내 배달앱 시장 56%를 점유하고 있는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와 배달통과 같은 계열 앱까지 포함하면 99%를 차지하고 있는 공룡앱 ‘배민’에 맞서 뜨는 배달앱이 있다.

‘띵동’이다. 벨을 누를 때 나는 소리처럼 ‘띵동’하며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는 배민 입장에서도 띵동의 부상이 그리 나쁘지만 않다. 관건은 공정위의 배민에 대한 기업심사가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를 떠나 띵동이 정글과 같은 냉혹한 배달앱 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을지 여부다. 공룡 배민이 휘청이는 사이 빈틈을 뒤집고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공룡 배민에 맞서.


1일 본지와 만난 윤문진(사진) 띵동 대표는 “배달앱 시장은 아직도 구조적 문제가 많다”며 “그만큼 후발주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띵동은 지난 2012년 심부름 대행을 모태로 한 스타트업이다. 최근 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 후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섰다가 자영업자 반발로 백지화하면서 휘청거리는 사이 띵동은 ‘거래 수수료 2%’를 내세우며 배달앱 시장에 뛰어 들어섰다.


윤 대표는 “소상공인·지자체와 협력하면 수수료 2%로도 시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민이 요기요와 배달통과 함께 쌓아 놓은 성역이 너무 공고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소상공인에 유리한 수수료 체계를 갖고 있어도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으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쿠팡 이츠와 푸드플라이 등과 같은 배달앱들이 들어차 있는 상황에서 무명의 띵동이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모두의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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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배민의 수수료 이슈가 터지고 나서 배달앱 시장의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알았다”며 띵동의 배달앱 시장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적정한 수수료가 어느 정도인지 조사해 본 결과 4%라는 답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2%포인트를 더 낮춰 수수료 2%를 책정했다. 지난 달 배민이 거래액의 5.8%를 수수료로 매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 낮은 요율이다. 윤 대표는 “배민 등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자영업자에 부담을 전가할 수 밖에 없다”며 “(99%에 가까운)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갖춘 배민은 (언제든지 수수료를 올릴 수 있어)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는 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달앱 시장 초기엔 무료 전화 연결을 했다가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이후 3만원, 5만원짜리 광고 상품에서 8만8,000원 광고까지 확대됐다”며 “결국 최근 수수료 인상까지 나왔는데 자영업자들의 반발로 가격 인상 정책이 철회됐다”고 독과점 심화는 필연적으로 자영업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배민과 계열 앱의 시장독점이 깨지지 않으면 수수료 인상 등 언제든지 자영업자의 부담이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부담이 는 자영업자는 음식 값을 올릴 수 있어 결국에는 소비자의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띵동은 소비자에게 할인 쿠폰을 대량으로 뿌리는 등 현금 마케팅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소비자가 찾는 앱이 아니면 자영업자도 앱을 쓸 이유가 없는데도 윤 대표는 모험을 선택했다. 대신 띵동은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와 손을 잡고 자영업자 부담 완화에 힘을 쓸 예정이다. 배민의 수수료 정책에 반대해 온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적극 돕고 있다. 결국 제로페이와 같은 목적만 순수한 공공앱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윤 대표는 “자영업자 빅데이터 스타트업과 전자결제대행업(PG)사 등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지자체와 협력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도 경기도의 디지털SOC(가칭 공공배달앱 구축사업) 컨소시엄 사업자 선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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