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 최저 임금이 올해와 같거나 낮아야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기 6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에 따르면 88.1%는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와 같은 수준이거나 낮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내년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80.8%가 “동결”, 7.3%는 “인하”로 응답해 최근 5년 동안 중앙회가 실시한 의견조사 결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내년에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신규 채용 축소를 비롯해 감원으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고용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대응방법에 대해 44%는 신규채용을 축소하고, 14.8%는 감원을 할 것이라고 답해, 절반 이상(58.8%)의 기업이 고용축소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러한 조사 결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의 76.7%는 전년 대비 현재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또 75.3%는 1·4분기 실적이 악화됐고, 65.7%는 2·4분기에도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기의 80% 가량은 9개월 내로 감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3.0%는 6개월 이내, 45.0%는 9개월 이내로 감원을 할 수 있다고 답해, 현재 임금수준에서도 고용유지조차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경영·고용상황 회복에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56.5%)을 차지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될 정도로 우리 경제와 고용수준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보다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하는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현재 기업들은 외부의 불가항력적 요인에 의한 출혈 경영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