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정상 통화를 갖고 주요 7개국(G7) 체제 확대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변화된 외교적 위상을 고려해 새로운 선진국 클럽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초청장을 공식 수락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오후 9시 30분부터 15분간 통화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두 정상의 통화는 올 들어 세 번째 진행됐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G11(G7+한국·러시아·호주·인도) 체제에 브라질을 추가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의견을 구하자 문 대통령은 “인구, 경제규모, 지역대표성 등을 감안할 때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노력을 해보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한국·러시아·호주·인도 등 4개국을 G7 회의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기존 G7 멤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문 대통령 생각은 어떠시냐”고 참여 의사를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금년도 G7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을 초청해 주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금년도 G7의 확대 형태로 대면 확대정상회의가 개최되면 포스트 코로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면회의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세계가 정상적인 상황과 경제로 돌아간다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G7체제의 전환에 공감하며,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첫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호의 발사 성공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인류에게 큰 꿈을 심어준 매우 멋진 일이었다”면서 “미국이 민간 우주탐사 시대라는 또다른 역사를 열었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