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G7(주요 7국)의 옵서버 자격이 아닌 정식멤버로 초청할 뜻을 밝힌 것으로 2일 알려지면서 대중 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G11(주요 11개국) 또는 브라질을 포함한 G12(주요 12국) 체제는 사실상 중국을 고립시키기 ‘반중 연합 전선’ 성격이 강한 만큼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추진되고 있는 일정대로 연말에 문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이는 G7에 옵서버 자격으로 가는 일회용이고 일시적인 성격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국제체제의 정식멤버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의 외교 질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면, 낡은 체제인 주요 7개국에서 G11 또는 G12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세계의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설명처럼 한국이 G11의 정식 멤버가 되면 한국의 국가 위상이 높아지기 때문에 환영할 일이지만 미국의 G7 확대구상 시점이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적지않다.
실제 미국은 한국을 G7 확대구상에 포함한 데 이어 중국을 겨냥한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혀왔다. 실제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반입된 장비의 종류와 반입 배경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자국뿐 아니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하고, 동맹국들과 함께 당장이라도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계속 향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사드의 성능개량을 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중국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될수록 우리의 분명한 외교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G7 회의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되는데 지적 재산권과 환율 문제 등 중국의 분명한 잘못은 지적해야 한다”면서도 “G7 확대구상이 특정국가를 겨냥해 폐쇄적인 조직으로 변질될 경우 인도, 독일, 프랑스 등과 연대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제재와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제재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그게 북한이든 베네수엘라든 이란이든 완전한 집행이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고삐를 더욱 죄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남북교류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