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이틀 만에 45명으로 불어나는 등 종교 관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 10명 중 7명은 무증상으로 나타나 수도권 ‘조용한 전파’가 상당 부분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일 정오 기준 인천 등 수도권 개척교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2명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전날 23명에서 하루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 전체 확진자는 23개 교회 45명에 달한다. 인천 부평구의 한 교회 목사인 50대 여성이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사흘 연속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청 소속 40대 여성 공무원은 개척교회 모임이 있었던 성진교회를 조사차 방문했다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이에 따라 부평구청이 폐쇄되고 접촉자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도에서는 군포·안양 목회자 모임 관련 6명 신규 확진판정을 받아 모두 15명으로 늘었으며 한국대학생선교회 목사 가족 1명도 추가 확진돼 모두 9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종교모임 관련 확진자들 상당수가 무증상으로 조사돼 ‘조용한 전파’가 이미 다수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인천 개척교회 소모임의 경우 확진자 24명 중 71%에 해당하는 17명이 최초에는 무증상이었다”며 “당시 증상만으로는 (소모임에 참석한) 구성원들이 감염을 의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천시가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소수의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 밀접하게 모여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찬송 기도 등을 한 결과 참석자의 73%가 감염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국내외 주요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집단발생이 일어난 장소로 종교시설을 꼽았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은 감염 위험이 낮아질 때까지 성경 공부, 기도회, 수련회 등 대면 모임을 하지 않고 비대면 모임으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19 확진자는 전날보다 38명 증가한 1만1,541명을 기록했다. 감염경로는 지역사회 감염이 36명, 해외유입이 2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15명, 서울 14명, 인천 8명 등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37명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