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상대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차이를 추구하는 이른바 초격차 전략은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유효하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카타르로부터 100척가량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수주했다. 금액은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조선 빅3가 이렇게 막대한 물량을 수주한 원동력은 탁월한 LNG선 건조 능력에 있다. LNG선 시장은 과거에 일본이 휩쓸었지만 한국은 일본에 비해 적재용량이 40%나 더 큰 멤브레인 화물창(창고)을 개발해 제칠 수 있었다.
세계가 무한경쟁을 벌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초격차 기술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최소한 5~10대 주력산업에서만큼은 후발 경쟁국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기술우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최고 수준인 반도체와 조선마저 중국이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낸드플래시만 해도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불과 2~3년에 불과하다. 조선에서는 건조기술에서 차이가 나도 중국 정부의 막대한 금융지원 탓에 우리가 추가 수주를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 주력산업의 초격차 노력에 화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