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 고쳐 학원 제재한다는 교육부...학원 집단반발 부르나

교육부 학원가 중심 코로나 확산에

학원법 개정 처벌 근거 마련 추진

강제 휴원 포함은 아직 검토 안해

"학원에 방역 책임 전가" 지적도

양천구 관계자가 지난 1일 서울 목동의 한 학원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양천구 관계자가 지난 1일 서울 목동의 한 학원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교육부가 방역수칙을 위반한 학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학원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순차적 등교 개학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수도권 학원가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학원에 강력한 방역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반면 학원은 교육당국의 일방적 제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반발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3일 등교 개학 관련 브리핑에서 “대대적 방역점검에도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법적 처벌 규정이 없어 제재에 한계가 있다”며 “학원법을 개정해 제재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일선 교육청들이 지난 2월24일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학원 및 교습소 12만8,837곳을 합동점검한 결과 5월29일 기준으로 1만356곳이 손소독제 및 체온계 비치와 마스크 착용, 학생·강사 간 거리두기 등의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이 1,002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787곳, 서울 733곳 순이었다.

3일 경북 포항 남구 연일읍 영일고에서 교사들 환영 속에서 1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3일 경북 포항 남구 연일읍 영일고에서 교사들 환영 속에서 1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이처럼 학원들이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는 배경에는 교육당국이 독립적으로 학원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교육부는 보고 있다. 학원이 방역 수칙을 위반하더라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과 광역단체장이 시설 폐쇄 등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학원을 지도·감독하는 시도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은 처벌 근거가 없어 제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원법에는 학원을 지도감독하는 시도 교육감이나 교육부 장관은 처벌 근거가 없다”면서 “학원법에 그 근거를 넣으면 시도 교육감이나 장관도 제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원법 개정에) 강제 휴원을 포함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며 강제 휴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올해 5월 초까지 세 차례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지방자치단체 등과 학원 방역지침 준수에 대한 합동단속을 해야 했다. 학생 간 대면접촉을 막기 위해 학원에 휴원 권고를 내렸지만 휴원율이 떨어지지 않자 지자체·소방청·국세청·경찰청 등 관계기관을 총동원하는 방식을 썼다. 지난달 초 연휴 이후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당시에도 교육부는 학원가에 원격수업을 강력히 권고하면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영업을 강행하는 학원에 대해서는 지자체장 도움을 받아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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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교육부는 이날 고1·중 2·초3~4학년 178만명이 3차 등교 개학을 맞으면서 누적 459만명이 등교하는 상황에서 학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 조사 결과 2월 이후 전날까지 전국 42개 학원에서 학생과 강사 등 총 7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최근에는 서울 여의도 학원에서 강사와 학생 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사태가 악화하면서 3차 등교 개학 첫날인 이날 전국 519개 학교가 등교 수업을 연기·조정했다. 이 중 99%인 516곳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학원들은 교육부가 등교 개학을 강행한 상황에서 학원에 학생들의 거리두기와 방역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방역 지침을 위반한 학원에 관할 시도지사가 벌금이나 시설 폐쇄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는데 획일적으로 제재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장은 “전국 대다수 학원은 2월부터 시작된 장기 휴원으로 폐원을 고민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정 학원에서 발생한 사안만 가지고 학원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학원에 큰 고통을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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