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전매제한이 적용되는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에 수만 명이 몰렸다. 시세보다 수 억 원 저렴한 로또 청약 앞에서 5~6년의 전매제한 기간도 청약 열기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접수를 받은 하남 감일지구의 ‘하남감일한양수자인(조감도)’의 경우 293가구 공급에 1만7,844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60.9대 1에 달했다. 앞서 이 단지는 특별공급에서도 219가구 공급에 4,929명이 몰려 22.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최고 분양가 기준 6억1,600만원대다. 투기과열지구에다 100% 가점제로 공급되는 단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파다.
전날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헤리엇’도 375가구 공급에 5만6,047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149.5대1에 달했다. 이 단지는 조정대상지역인 동탄 2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되는 아파트다. 전용 97㎡ 기준 분양가가 4억4,700만~5억6,3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앞서 우미건설이 지난 5월 위례신도시에서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위례신도시우미린2차’도 369가구 모집에 4만2,457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115.1대1, 최고 854.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전매제한 등 규제가 매우 까다롭다. 동탄역헤리엇의 경우 6년, 하남감일한양수자인은 5년 동안 전매가 제한된다. 위례 우미린 2차는 전매제한이 10년이다. 이 같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세보다 수 억원 저렴한 분양가 책정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공공택지 아파트 가점도 고공행진이다. 4만 여명이 몰린 위례 우미린 2차 당첨자의 최고 가점은 79점에 달했다. 해당 가점은 만점(84점)에서 딱 5점 모자란 값으로 부양가족 5인, 무주택·청약통장가입기간 15년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다. 단지 최저 가점은 53점으로 전용 102㎡A와 102㎡B 당해 지역에서 나왔다. 한편 정부는 청약 열기를 막기 위해 실거주 의무기간 부여,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히려 더 센 규제가 나오기 전에 분양받으려는 수요만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너도나도 청약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