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의 '반도체 퍼스트' 경영.. 경영위 안건 4분의 3이 반도체[양철민의 인더스트리]

올들어 5월까지 경영위 8개 안건 의결.. 이중 6건이 반도체

경영위는 김기남 부회장 등 사장급 이상 5명 참여하는 핵심 의사결정기구

삼성의 '반도체 퍼스트' 의지 엿볼 수 있어

초격차로 메모리 1위 굳히고 시스템 1위 추격 고삐

삼성전자 EUV 전용 화성 V1 라인.삼성전자 EUV 전용 화성 V1 라인.



삼성전자(005930)가 올 들어 개최한 6차례의 ‘경영위원회’ 주요 안건 중 4분의 3이 반도체 관련 안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공개한 이후 ‘반도체 올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삼성전자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측은 올들어 총 6차례의 경영위원회를 개최했으며 이를 통해 총 8개의 안건을 의결했다. 안건별로 보면 파운드리·메모리투자(각 3건), 라이선스 계약 체결·해외법인 청산(각 1건) 순으로 경영위원회 안건의 75%가 반도체 관련 사안이다.


삼성의 '반도체 퍼스트'


경영위원회의 ‘반도체 퍼스트’ 경영 행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자 경영위원회는 지난해 8차례의 회의를 개최해 총 14건의 안건을 의결했으며 이 중 반도체 관련은 6건에 불과하다. 다만 반도체 비전 2030 선포를 앞둔 지난해 4월 초 회의에서 메모리 투자·평택 단지 투자·파운드리 투자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한 이후 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반도체 퍼스트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지난해 의결된 반도체 관련 6건의 안건도 지난해 4월부터 다뤄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내장 메모리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내장 메모리


경영위원회는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들의 의사결정 기구인 만큼 사실상 삼성전자 미래 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나침반’ 역할을 한다. DS 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기남 부회장을 필두로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 부문장 외에 지난 3월 사내이사에 오른 한종희 VD사업부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 사장급 이상의 5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경영위원회의 역할 또한 이사회 산하 6개 위원회 중 가장 많다. 경영위원회는 △회사의 연간 또는 중장기 경영방침 및 전략 △사업계획·사업구조 조정 추진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협력추진 △최근 사업연도 생산액의 5%이상 생산중단 △자기자본 0.1%이상 2.5%미만 상당 타법인 출자 등의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핵심 열할을 한다.


초격차로 메모리 1위 굳히고, 시스템 1위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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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올 들어 반도체 관련 경영 움직임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초격차’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화성사업장에 최첨단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인 ‘V1 라인’ 가동 소식을 알린데 이어 3월에는 EUV 공정 기반의 D램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 구축 계획을, 이달 초에는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공장 구축 계획을 각각 밝히며 반도체 선단 공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또한 지난달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등 반도체 중심의 현장 경영으로 반도체 부문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도체 투자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설비투자액 26조8,948억원 중 84%인 22조5,649억원을 반도체에 투자했다. 2016년만 하더라도 반도체 부문 설비투자액이 13조1,513억원으로 전체 설비투자액의 51% 정도였다는 점에서 반도체 부문에 대한 공격적 투자 행보가 최근 몇년 새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




삼성전자는 이 같은 초격차 행보를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굳히는 한편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글로벌 1위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이미지센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글로벌 1위 업체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의 ‘나노’단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선두업체와 2·3위 업체간의 사업 경쟁력이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라며 “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삼성 특유의 초격차 전략이 ‘인재 쟁탈전’이 어느곳 보다 치열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통할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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