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조윤제 금통위원, 코스닥 주식 계속 보유 논란

[BOK워처]조윤제 금통위원 안일한 태도에

내부서도 '적절치 않다' 지적

한은 "인사혁신처 판단 따라 처리"

/연합뉴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조윤제 금통위원이 주식 보유 문제로 취임 이후 열린 첫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제척되고도 주식 처분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언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에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는 이달 말 조 위원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직무연관성 심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심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조 위원에게 별도 통지한다. 조 위원은 심사 결과에 따라 매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 위원은 금통위원 취임 전 보유하고 있던 8개 회사 주식 가운데 5개 주식만 팔고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3개 회사 주식은 남겼다. 당초 주식을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지난달 20일에야 심사를 신청했다. 신청이 늦어지면서 이번 회의에는 제척돼 참여하지 못했다.


문제는 조 위원이 주식 때문에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빠지면서 한은의 신뢰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통위원이 주식 때문에 금통위 회의에 빠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은은 금통위원 주식 보유 사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회사명과 수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 위원은 최근까지 주미대사로 재직했기 때문에 보유주식 등 재산 내역이 관보에 게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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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1월 31일 관보에 공개한 조 위원 재산 규모는 58억원이다. 대지·임야 등 토지가 10억5,511만원, 단독주택 2채와 아파트 1채 등 건물이 26억8,292만원, 자동차 2대 7,200만원, 예금 10억6,542만원, 유가증권 9억2,668만원 등이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보유주식은 SGA 74만588주, 쏠리드 9만6,500주, 선광 6,000주다. 지난해 팬오션 4,000주, 삼성생명 17주, BNK금융지주 7,000주, 기아자동차 1,000주, LG디스플레이 400주 등도 보유했으나 조 위원은 지난 4월 금통위원에 취임하면서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스닥에 상장된 SGA 등을 계속 조 위원이 보유할 것으로 보이자 일부 투자자는 주주 게시판에 “이 주식이 금통(위원)이 작업하는 주식인가요?”라고 적기도 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한때 총재 후보로도 거론됐던 조 위원의 처신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한은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인 만큼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은은 조 위원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인사혁신처 판단에 따라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직후 “주식 보유 시에 지켜야 할 법규·절차 등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 위원은 “지금 특별히 설명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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