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못 쉬는 고통을 주는 무서운 폐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폐 상태를 스스로 살펴야 합니다. 폐 이상 여부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스마트기기가 폐 건강관리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헬스케어 기술스타트업 브레싱스의 이인표(36·사진) 대표는 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침묵의 장기 중 하나인 폐가 갑자기 나빠지는 것을 막는 효과적 방법은 자가 측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브레싱스가 호흡기 전문의들과 함께 개발한 폐 기능 측정기기 ‘불로(BULO)’는 무게 58g에 전기면도기 크기 정도다. 손으로 잡고 입으로 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숨을 깊게 한 번 불어주면 기기 내 센서가 폐활량, 폐 나이, 호흡 근력, 폐 지구력 등을 측정한다. 측정값은 스마트기기와 블루투스로 연동되는 스마트폰으로 불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일반 병원에서 받는 폐 기능 검사 수준의 측정값을 얻어내고 이를 분석해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폐 상태를 알려준다”며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등 중증질환의 전조증상이라고 분석되면 앱이 사용자에게 경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 기능 저하 사용자에게 폐 운동을 가이드하는 기능도 갖춘 불로는 지난 4월 실시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2만달러(약 1억5,000만원)가 넘는 금액을 모금했다. 사전구매 신청자도 1,200여명에 달했는데 대부분 미국과 유럽 지역이다. 그는 “천식 환자부터 운동선수, 트레이닝센터 이용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가정에서 체온계처럼 손쉽게 쓸 수 있는 점도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개인 건강관리용 제품은 오는 9~11월께 출시될 예정으로 가격은 149달러(약 18만원·잠정)다.
그는 “개인용이 아닌 질환 진단용 기기는 국내 의료기기 인증을 9월께 통과한다면 연말쯤 출시할 예정”이라며 “질환 진단용 기기는 국내외 병원이나 원격진료가 허용된 해외 기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페인·두바이 등에서 제품에 관심을 표명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격진료 시장에서 폐 질환 측정기기의 전망이 밝다”며 “곧 유럽 통합 의료인증(CE-IVD)을 신청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 가장 큰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에서 영상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개발을 담당했던 이 대표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창업의 꿈을 키우다 사내 연구원 동료 2명과 함께 2018년 말 분사하면서 브레싱스를 설립했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폐 질환 측정기기와 솔루션을 앞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스스로 호흡기를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최고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