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주름 잡던 싸이월드, 영원히 안녕? |
싸이월드는 지난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월 접속자 2,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2000년대를 주름 잡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 글로벌 SNS로 이용자들이 발길을 옮기면서 점차 기억에서 잊혀져갔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도메인 주소 만료로 접속이 되지 않아 논란을 겪은 뒤 1년간 도메인 소유권을 연장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 후 7개월이 지난 현재 이번엔 아예 폐업을 하게 됐다.
사실상 싸이월드가 과거처럼 서비스를 지속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려 놓은 사진을 되찾을 방법은 아직 남아 있다. 사진 백업을 미루고 미루다가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용자 중 한 사람으로서 흑역사든 추억이든 되살릴 방법을 찾아봤다.
사진 되살릴 열쇠는 ‘싸이월드 클럽’ |
일단 사진을 백업하기 위해 싸이월드 주소로 들어가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대신 우리에겐 ‘싸이월드 클럽’으로 접속하는 방법이 남아있다.
클럽 주소로 들어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봤다. 문제는 아이디는 명확히 기억나지만 비밀번호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행히 ‘비밀번호 찾기’ 버튼이 눈에 들어와 곧바로 눌러봤다. 본인인증 방법 중 △휴대폰 번호 △메일주소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중 한 가지를 통해 비밀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고 안내됐다. 하지만 안내와 달리 실제로는 어떤 방법도 인증이 되진 않았다. 휴대폰 번호를 입력했지만 인증 번호가 오지 않았고 메일 주소를 입력해도 오류라고만 떴다. 신용카드와 공인인증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안내만 떴다.
모든 기억을 끄집어내 겨우 비밀번호를 찾아내 로그인에 성공한 뒤에도 문제가 생겼다. 몇 차례에 걸쳐 ‘이 사이트는 안전하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새로고침을 10번 정도 반복한 끝에 싸이월드 클럽 화면에 겨우 진입할 수 있었다.
사진 저장하며 ㄱ ㅏ끔...눈물을 흘린ㄷ ㅏ |
로그인에 성공해 내 이름을 누르면 드디어 개인 싸이홈에 들어갈 수 있다. 미니홈피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2000년대에 올렸던 일기장과 사진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제 남은 작업은 사진을 하나 하나 눌러 따로 저장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진을 하나씩 클릭한 뒤 ‘다른 이름으로 저장’을 누르면 된다. 혹은 썸네일에 보이는 사진을 그대로 마우스 오른쪽 버튼 클릭 후 ‘다른 이름으로 저장’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썸네일 상으로 저장한 사진은 일반 사진에 비해 저장 파일의 크기가 작았다.
각각의 사진을 모두 따로 눌러 저장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과거 기억을 떠올리며 옛 추억 여행을 떠나는 것은 덤이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리는 사진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정신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다. 나 역시 당초 계획은 모든 사진을 시간과 공을 들여 따로 저장하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30여장의 사진만 저장한 뒤 컴퓨터를 끄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