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차 개발 중단을 선언한 다이슨이 시제품을 추가로 공개했다. 다이슨은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멈췄지만, 언제든 다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저력을 갖췄다는 점을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9일 다이슨에 따르면 이날 추가로 공개된 전기차 시제품은 5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7,500억원이 투입된 결과물이다. 무게 2.6톤에 전장 5m에 달하는 7인승의 대형 SUV인 이 차량은 대형 휠이 장착돼 회전 시 저항이 낮고 지상고가 높아 다양한 주행환경에 적합하다. 또한 3열 좌석을 갖추고 있어 성인 7명이 탑승할 수 있고 온도를 비롯한 다이슨의 공기 정화 기술까지 실내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이 시제품에 탑재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다이슨은 디지털 전기 모터와 1단 변속기 및 최첨단 파워 인버터로 구성된 맞춤형 통합 고효율 전기 구동 장치(EDU)를 개발했다. 작고 가볍게 제작된 이 장치는 자동차의 전방과 후방의 서브 프레임에 탑재됐다. 아울러 고용량 배터리 팩 어셈블리는 충격을 보호할 수 있는 견고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차체 구조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탑승자의 실내 공간과 차량 무게를 모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알루미늄의 배터리 팩 케이스는 다양한 크기와 유형의 배터리 셀까지 장착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제작됐다.
다이슨은 지난 2016년 전기차를 개발하겠다 선언하고 3년여 만에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전기차 프로젝트를 위해 약 500명을 고용했고 싱가포르에 전기차 제조공장을 짓겠다고도 발표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는 판단에 프로젝트를 접었다.
다이슨의 창업자이자 최고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는 다이슨의 기업 철학으로 이번 전기차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전기차의 문제점을 최첨단의 기술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수백 명의 엔지니어와 과학자, 디자이너들이 함께 훌륭한 공학적 성과를 이뤄냈고 이를 다이슨의 다양한 연구개발 분야에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기에 이번 도전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이슨 관계자는 “자사는 지난해 10월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성공했지만 수익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2021년으로 계획됐던 양산계획을 중단했다”며 “현재로서는 접은 프로젝트지만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알리기 위해 시제품 정보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