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등교개학이 완료되자마자 폭염이 찾아오면서 일선 학교들이 학생들의 체온을 확인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등교 전 자가진단이나 교문에서 이뤄지는 첫 발열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가도 수업 중이나 점심시간 이후 체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에 해당하는 37.5도까지 오르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학교가 등교수업에 돌입하자마자 무더위에 학생 체온이 급격히 올라 당황스럽다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네 차례에 걸쳐 순차 등교가 마무리된 전날 경북 경산에 올해 첫 폭염경보, 서울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가 발효된다. 무더운 탈씨 탓에 일부 지역에서는 체온이 37도를 훌쩍 넘기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익명의 현직 교사는 “폭염 때문에 점심 전 발열 체크에서 37.5도를 넘는 학생들이 속출했다”며 “전부 보건실과 선별진료소에 보낼 수도 없고 난감했다”고 설명했다.
자녀가 등교 첫날 기대감에 부풀어 학교에 갔지만 체온 확인 절차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는 학부모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한 학부모는 “중학교 1학년 아들이 열화상카메라를 통과했는데 비접촉 체온계에서는 체온이 37.5도가 나와 당장 교실에 못 들어가고 별도 공간에서 정상 체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한다”며 걱정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사립 중학교에서는 체온이 37.5도가 넘는 학생이 등교 후 구급차에 실려가면서 인근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앞서 교육부는 학생 및 교직원은 매일 등교 전 자기건강관리상태를 검사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37.5도 이상 발열, 2∼3일 내 위험지역 방문, 동거가족의 최근 해외여행 및 자가격리 여부 등을 묻고 기침·인후통·호흡곤란·오한 등 코로나19 의심증상 중 하나라도 표시하면 등교를 중지시키고 있다. 자가진단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등교 이후 37.5도 이상 발열 증세가 나타나면 일시적 관찰소로 이동해 상태를 지켜보다 선별진료소로 보내는 방식으로 지침이 운영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오는 8월 여름방학 때까지 자녀가 무더위로 체온이 올라 코로나19 환자로 의심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애초 창문을 3분의1 열고 에어컨을 켤 수 있다는 지침을 2시간마다 환기하는 조건으로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에어컨을 작동할 수 있도록 완화했지만 기초체온이 높은 학생은 점심 식사, 체육 수업 등 외부활동을 하다 언제든 발열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 지역의 한 학부모는 “체온을 측정하다 삑 소리만 나도 친구들 반응에 예민해질 아이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면서 “손선풍기, 시원한 물이라도 손에 쥐여 보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