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대권주자들의 당 대표 출마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관리형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 우원식 의원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견제구를 날리는 데 이어 당내에서도 판 흔들기가 시작된 분위기다.
홍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년) 34월에 재보궐 선거가 있는데 3월에 당 대표를 그만두면 누가 이걸 준비하고 선거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지 당 운영상 문제가 발생한다”며 “한 사람이 1년 중에 7개월 동안 당대표와 대권후보를 사실상 함께 하는 상황에 다른 대선후보들이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현재 당내 중진의원 중 가장 앞장서 대권주자들의 당 대표 출마 행보를 비판하고 있다.
홍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청이 힘을 모아서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정권 창출의 기회는 올 수 있다”며 “대권 주자들이 지금부터 나서서 조기에 상황을 과열시키면 정권창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어 “김부겸 전 의원 역시 대권주자는 당권에 나서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 분이 출마 뜻을 굽히지 않아 불가피하게 나가게 됐다고 들었다”며 유력 대선주자인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당내 86그룹 출신으로 구성된 의원모임 ‘더좋은미래’ 역시 최근 정례회동을 갖고 대선 주자의 당권 도전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전례 없는 코로나 발 경제 위기 속에서 전당대회가 예비 대선으로 과열될 수 있다는 것에 걱정하는 의견이 상당수였다”다고 더좋은미래 측은 설명했다. “
관건은 당내에 번지는 ‘대권 주자의 당권 불가론’이 앞으로 확산 될 것인지 여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당권 도전 의사를 접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의원들이 집단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