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엔 총회가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티자니 무하마드-반데 유엔 총회 의장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대규모의 대표단을 데리고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무하마드-반데 의장은 비대면 총회에서도 각국 정상 및 대표들이 연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2주 이내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각국 대표단의 참석 없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유엔 총회는 75년 유엔 역사상 처음이다. 다만 지난 1964년에는 유엔 내 재정 문제로, 2001년에는 9.11테러로 일정을 미뤄서 진행된 바 있다.
매년 9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는 각 국가의 정상·장관 등 수천 명이 참석해 ‘다자 외교의 꽃’으로 불린다. 특히 총회 기간동안 양자 정상회담, 다자 정상회의가 집중돼 이목이 쏠린다.
이번 유엔 총회는 75주년을 맞아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뉴욕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결국 비대면 진행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하마드-반데 의장은 75주년 기념 행사가 “단 한 순간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엔 헌장 서명 75주년인 올해 내내 관련 행사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무하마드-반데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각국 대표단 인원을 1명으로 제한하고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사전녹화 영상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무하마드-반데 의장은 회원국들과 상의를 거쳐 총회 축소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며 즉답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