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배고픈 사람이 빵은 먹을 수 있는 물질적 자유 극대화가 정치의 목표”라며 ‘기본소득제 논의’에 불을 당기면서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오가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의원에 이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까지 관련 논의에 뛰어들어 기본소득제 문제가 차기 대권의 주요 쟁점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이 위원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제에 대한 저의 원칙적 생각을 말씀드린다”며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한다. 그에 관한 찬반의 논의도 환영한다”고 적었다. 다만 도입에 앞서 세심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본소득제의 개념은 무엇인지, 우리가 추진해온 복지체제를 대체하자는 것인지 보완하자는 것인지, 그 재원 확보 방안과 지속가능한 실천 방안은 무엇인지 등의 논의와 점검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은 국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국가가 노동, 재산의 유무와 상관없이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김 비대위원장이 ‘빵은 먹을 수 있는 자유’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핀란드가 2017년 1월 전 세계 최초로 시행했으며,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실험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 둔화가 심화하면서 기본소득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기본소득은 아니지만, 실제 최근 일회성으로 지급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내수 소비를 촉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부터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에도 재차 기본소득의 공론화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소득은 수요부족에 따른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생기는 구조적 경제침체를 정부의 재정조정기능으로 수요역량을 보완해 경제선순환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담보하는 경제정책”이라며 “이번 재난기본소득의 경제효과를 눈으로 확인했다”고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9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은 이미 기본소득을 보고 이걸 경제정책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것을) 간파한 것”이라며 “피할 수 없다는 걸 아는 순간 선정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같은날 “지금 논의 되고 있는 기본 소득제의 본질은 사회주의 배급제도를 실시하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과 그 실효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기본 소득제가 실시되려면 세금이 파격적으로 인상 되는 것을 국민들이 수용해야 되고
지금의 복지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조정해야 하는데 현명한 스위스 국민들이 왜 기본소득제를 국민 77%의 반대로 부결 시켰는지 알아나 보고 주장 하시는지 참 안타깝다”며 “코로나19로 경제적 기반이 붕괴되어 가는 것을 회생시킬 생각은 않고 사회주의 배급제도 도입 여부가 쟁점이 되는 지금의 정치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아무런 실익 없는 기본 소득제 논쟁보다 서민복지의 강화”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전 국민 기본소득보다 훨씬 더 정의로운 전 국민 고용보험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라며 기본소득제 도입을 찬성하는 이 지사의 의견에 반론을 폈다.
한편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은 찬반 양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한 입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6%가 찬성, 42.8%가 반대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