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구글·애플 韓서 연 8.3조 매출...'디지털세' 목소리 다시 커지나

국내에 서버없어 법인세 거의 안내

삼성 등은 해외서 부메랑 맞을수도




구글과 애플이 지난해 국내 앱 시장에서 전년 대비 8,000억원 늘어난 약 8조3,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매년 막대한 수입을 올리면서도 막상 법인세는 거의 내지 않고 있어 국내에 고정사업장(서버)이 없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해 일명 ‘구글세(디지털세)’를 부과하자는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조세환경 변화와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앱스토어와 온라인 광고, 온라인 쇼핑몰 등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 경제와 그에 따른 과세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 시장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5조9,996억원을, 애플 앱스토어는 2조3,086억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국내 전체 앱스토어 매출액 9조4,574억원 중 87.8%를 구글과 애플이 가져간 셈이다. 특히 구글과 애플의 매출 총합은 지난 2018년 약 7조5,000억원에서 1년 만에 8조3,000억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구글·애플 모두 법인세 부과 근거가 되는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없어 정부가 과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정처는 “구글과 애플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지 않고 저세율국에 서버를 둬 앱스토어에 대한 권리 및 판매를 담당하는 법인을 설립했다”며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국내에서는 법인세·소득세 과세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광고 시장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온라인 광고는 구글과 애플·페이스북 등 플랫폼 업체가 이용자에게 소프트웨어(SW)와 함께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주로부터 수익을 얻는 형태다. 포털사이트 검색 광고부터 모바일, 소셜미디어, 온라인 쇼핑몰 등의 광고가 모두 포함된다.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는 2018년 5조7,172억원으로 전체의 42% 수준에서 올해 7조3,88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최근 떠오르는 모바일·소셜미디어 광고 시장은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의 비중이 크지만 고정사업장이 없어 과세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 구글이 한 해 국내에 내는 법인세는 200억원을 밑돌아 (2017년 기준) 연 2,000억원대의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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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의 조세회피는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1월 소비지국 과세권 배분을 위한 기본 내용을 합의한 바 있다. OECD는 올해 말까지 최종 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에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거둘 경우 삼성·LG·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도 해외에서 내야 하는 세금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정처는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과세기반과 세수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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