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 핑거가 연내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개선된 이 회사는 특례모델이 아닌 일반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적 개선 추세와 정부의 핀테크 육성정책에 힘 입어 공모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핑거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예정주식수는 883만9,014주 이며 이 중 15% 가량인 13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심사 승인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8월 이후 공모절차에 돌입, 9~10월께 상장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핑거는 모바일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로 유명한 회사다.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뿐 아니라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국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방문 없이 송금을 할 수 있을 뿐 더러 수수료도 저렴하다. 베트남으로 300만원을 송금 시 수수료는 약 8,000원 수준으로 기존업체의 3만~4만원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 비대면 모바일 서비스로 24시간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요소다. 또 다른 핀테크 사업으로 가상계좌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다수의 고객과 거래하는 기업 등에 고객별 가상계좌를 제공, 고객의 입금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핑거는 이 같은 서비스를 기반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00억원, 영업이익 47억원, 당기순이익 32억원을 거뒀다. 전년의 매출 380억원, 영업이익 26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에 비해 각 58%, 81%, 88% 가량 늘어난 수치다. 깜짝 실적을 기반으로 사업모델 등 특례상장이 아닌 일반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모시장의 반응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며 핀테크 육성 지원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과거 핀테크 기업들은 송금 협정을 맺은 협력사가 있는 국가에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국가와 협정을 맺은 대형 업체의 송금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핑거에 앞서 상장한 핀테크 1호 상장사 웹케시의 주가가 선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월 상장한 웹케시는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2만6,000원으로 정하고 시장에 입성했는데 1년 5개월 여 만에 주가가 5만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