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다니엘 퍼스 루미스 세일즈 부회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마이너스 금리를 택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의구심을 드러냈는데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퍼스가 스페인 휴가에서 넘어지면서 왼쪽 엉덩이가 다쳤다는 사실과 함께 그가 86세여서 회사는 그가 은퇴하면 어떻게 할지 논의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낼 정도의 스타 펀드 매니저입니다. 그가 있는 루미스 세일즈는 약 2,860억달러의 자금을 굴리고 있죠.
그런 퍼스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확실히 마이너스 금리를 두려워했다”면서도 “연준이 꽤 명확하게 그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내일(10일)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9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면 연준이 다시 한번 마이너스 금리카드를 꺼내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할 것이라는 얘긴데요.
그는 “연준의 가장 첫 번째 임무는 뱅킹시스템이 굴러가게 하는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로 가게 되면 모든 은행이 매우 힘들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중소 은행이 힘들 것이고 연준은 이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연준은 또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고용을 늘리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로 간다는 것에 대해 매우 많이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면 채권과 대출금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 대출인데 이 경우 예대마진이 줄게 돼 은행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은행이 돈을 못 벌면 되레 리스크가 큰 대출을 줄일 가능성이 큽니다. 연준의 경기부양 의도와 반대로 가는 셈이죠. 지난 5월 비농업 고용이 250만개 깜짝 증가했다는 점도 마이너스 금리는 없을 것이라는 데 힘을 싣고 있습니다.
퍼스 부회장은 현 상황에서 기업은 최대한 채권을 찍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시장에 엄청난 수요가 있고 지금은 돈의 가격이 너무 싸다”며 “신용등급 ‘BB’나 ‘BB+’도 매우 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얼마나 갈 거냐가 중요한데 내 추측으로는 1년이나 1년 반 정도지만 나도 알 수 없다는 게 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방정부 부채에 대해서는 “50개 주 어느 곳에서도 채무불이행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물론 이것이 틀릴 수 있지만 그때는 다른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