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5월 취업 39만명 줄어...60대 뺀 모든 연령층 '날개 없는 추락'

[실업자 127만명 역대최대]

채용 급감에 수출 부진 겹쳐

제조업 취업 2차 쇼크 올수도

"취업자 수 감소폭 줄어 회복 중"

홍남기 부총리는 낙관적 전망만

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0대 청년층 고용률이 지난 1982년 통계작성 이후 전년 동월 대비 최저치를 찍었는데도 정부는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달 대비 취업자 수 감소 폭은 다소 줄어들었다고 해도 기업들이 당분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채용을 주저할 가능성이 높아 일명 ‘코로나19 세대’의 고용절벽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재난지원금 지급,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등으로 대면서비스 업종 취업자 수 감소폭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글로벌 봉쇄 (록다운)조치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제조업 중심의 코로나 ‘2차 쇼크’가 본격화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취업자수 3달 연속 감소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2,000명 감소했다. 3월(-19만5,000명)과 4월(-47만6,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처음이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18만9,000명), 숙박·음식점업(-18만3,000명), 교육서비스업(-7만명) 등의 취업자 수가 줄었지만 4월에 비해 취업자 수 감소폭은 축소됐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지난달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숙박·음식업, 교육업 등)의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일자리 상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애써 내놓은 긍정적 해석과 달리 청년층, 그리고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취업자 수 감소 추세는 심상치 않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면접 일정도 미루며 고용시장 진입을 하염없이 대기하고 있는 코로나19 세대의 고용절벽 문제가 심각하다. 5월 청년층 (1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3,000명 줄어들어 4개월 연속 감소했고 2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4,000명 감소해 고용률(55.7%)이 2.4%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을 제외하고는 40대(-18만7,000명), 30대(-18만3,000명), 50대(-14만명), 20대(-13만4,000명)에서 취업자 수가 모두 줄었고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는 2.1%포인트 오른 26.3%로, 같은 달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최고였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25~29세가 취업 증가를 견인하던 연령층이었는데 면접과 채용이 연기되면서 청년층의 사회 진입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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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에서 제조업으로 고용절벽 확산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도 3월(-4만4,000명), 4월(-2만3,000명)에 이어 5월까지 속수무책으로 커지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손을 써볼 방도도 마땅하지 않다는 점에서 취업자 수 감소폭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내 경기둔화, 수출감소 등 코로나19의 2차 충격에 따른 제조업 고용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그나마 경제 회복력이 있지만 교역량이 많은 중국, 그리고 유럽의 경우 회복에 고전할 것으로 보이기에 감소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면 서비스 취업자 수 등은 정부 재정을 통해 감소폭을 둔화시킬 수 있겠으나 제조업은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시휴직자 증가 폭은 4월(113만명)보다 줄었지만 3개월 연속 1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현재는 취업자 수로 잡히고 있지만, 경기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기업도 일시휴직자들을 붙잡아둘 여력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취업자 수와 실업률 등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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