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학기술은 질병은 물론 전쟁·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주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교수는 10일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직면할 난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러셀 교수는 AI의 빠른 발전속도는 새로운 응용기술 영역을 열 것이고 이 영역을 이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기업과 국가만 생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셀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과학기술이 감염병에 대한 세계적인 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방 비용은 예방에 실패했을 때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며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직면한 주요 위험인 유행병은 물론 기후변화, 핵 전쟁, 소행성 충돌 등을 막기 위한 이성적 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미래에 대해 러셀 교수는 긍정적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지만 러셀 교수는 AI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주장한다. 러셀 교수는 “자율주행차나 실시간 통역 같은 AI 응용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음성인식 등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분야에서 AI의 발전은 새로운 영역을 열 수 있다”며 “한국이 특히 이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열리는 서울경제의 ‘서울포럼 2020’에서 러셀 교수는 특별강연을 한다. UC버클리 인공지능연구소를 창립한 러셀 교수는 14개 언어로 번역돼 128개국, 1,400개 이상 대학에서 AI 분야의 대표 교과서로 사용되는 ‘인공지능:현대적 접근방식’의 공동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