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인천경제자유구역 9공구에 자리를 잡은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오는 15일 공식 개장을 앞둔 터미널은 내부 단장과 컨테이너 처리 테스트 등 마지막 준비가 한창이었다. 오대양의 파도와 물결을 형상화한 5개의 거대한 지붕이 터미널 뒤로 보이는 국내 최장 교량 인천대교의 모습과도 멋진 조화를 이뤘다.
터미널은 이용객들에게 넓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건립됐다. 입국장이 있는 터미널 2층에서 건물 외부로 나가 폭 24m의 ‘오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3층 사무공간, 4층 출국장, 5층 이벤트 공간을 지나 옥상 정원까지 갈 수 있고 탁 트인 인천 앞바다의 장관을 즐길 수 있다.
터미널은 아파트 9층 높이(36m)와 축구장 9개를 합친 넓이(연면적 6만6,805㎡)의 대형 건축물로 세워졌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터미널 개장을 위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세관·출입국·검역 등 관계기관도 기존의 2개 터미널에서 가동 중인 일부 검사·전산장비를 이곳으로 이전하면 모든 준비를 갖추게 된다.
15일부터는 시내버스 2개 노선이 터미널을 경유하고 카페리 여객 운송이 재개되면 전철역과 터미널을 잇는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현재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정기 카페리 노선은 총 16개이며 인천에 10개, 평택에 5개, 군산에 1개 노선이 각각 개설돼 있다. 이정행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4월 개장한 크루즈 전용 터미널에 이어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인천항은 국제적인 관광미항으로 손색없는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며 “올해 안에 카페리 여객 운송이 재개될지 불투명하지만 터미널 운영이 조기에 안정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국제여객터미널과 부두는 정부가 1,400억원, 인천항만공사가 5,305억원 등 총 6,705억원을 투자해 건설됐다. 터미널 앞 부두에는 3만톤급 카페리선 6척과 5만톤급 카페리선 1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도록 총 7선석(배 1척을 댈 수 있는 부두 단위)을 갖췄다. 바로 옆에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22만5,000톤급 크루즈 전용부두 1선석이 있다.
터미널에서는 연간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한중 카페리 10개 항로가 운항하게 된다. 인천∼중국 항로 카페리는 지난해 총 103만명이 이용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1월 28일 이후 현재까지 여객 운송을 5개월째 전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신국제여객터미널은 개장 이후에도 한동안 여객 없이 컨테이너 화물만 수송하게 된다.
인천∼중국 카페리선은 1척당 최대 370∼1,500명의 여객과 145∼350TEU(1TEU는 20피트 분량 컨테이너 1대분)의 컨테이너를 함께 나른다. 지난해에는 총 42만8,000TEU의 화물을 수송했다. 터미널은 오는 2030년 연간 220만명으로 예상되는 여객 수요와 연간 최대 69만TEU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 해 5,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국제공항을 갖춘 인천이 하늘길에 이어 바닷길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