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진중권의 일침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판에도 추석선물 보내, 그게 격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권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 대통령을 ‘의전 대통령’으로 빗댄 자신을 향해 비판을 내놓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을 겨냥,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심한 비판에도 추석날 선물 보내주더라. 그게 정권의 격조”라고 일침을 놨다.

진 전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질의응답 시간에 지나가면서 흘린 얘기에 단체로 난리를 치니. 그 자체가 하나의 징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직 참모 셋에 현직까지 나서서 ‘타부’의 존재를 상기시킨다”며 “이 나라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엄이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이어 “그런다고 달이 태양보다 밝아지냐”며 “구름으로 가린다고 달이 더 밝아지는 것도 아니다”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있었던 일을 회고하며 현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내가 심하게 비판했어도 추석날 나한테 선물 보내 줍디다. 안동 소주 한 병에 멸치 한 봉지. 자필 서명 든 조그만 카드와 함께”라면서 “그게 정권의 격조이고, 그게 대통령의 품격”이라고 쏘아붙였다.

다른 글에선 기형도의 시 ‘빈집’을 차용해 진 전 교수를 비판한 신동호 연설비서관의 시 ‘빈 꽃밭’을 다시 ‘빈 똥밭’으로 되받아쳤다. 진 전 교수는 이 시에서 “쌀을 바꿔 똥을 만든 가엾은 네 사랑 똥밭 서성이고 울고 웃다가, 웃다가 울고 마는 파리들아”라며 “똥냄새 나는 곳에 아름다움이 있었다. 추한 똥도 때론 설사 똥도 그들의 것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청결을 향해 걷는 길에 아이는 결국 청소하다가 지쳐 주저앉았지만 똥을 잃고도, 파리들은 울지 않는다. 똥 쌀 놈은 많다며 울지 않는다”며 “아이는 문득 기형도가 불쌍해졌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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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앞서 진 전 교수는 전날 국민의당이 개최한 ‘온(On)국민 공부방’의 첫 강연자로 나서 “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진 전 교수의 발언에 대해 윤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씨의 자유이지만, 그걸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근거 없는 생각인 뇌피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남을 비판하고 평가할 때 꼭 참고하라. 저는 직접 지켜봤기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한 뒤 문 대통령이 원고를 고치는 모습과 수정한 원고를 촬영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하승창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역시 “문 대통령이 남이 써준 것 읽는 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대체 진중권씨는 무엇을 보고 누구에게 들은 것일까”라고 진 전 교수를 겨냥했다.

이같은 자신을 향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공격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유치하다”고 맞받으면서 “윤 의원이 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 연설 중 ‘내 식구 철학’과 ‘양념’ 발언 빼면 기억나는게 없지 않은가”라고 지적하면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 보라. 그분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 평생에 걸쳐서 형성해온 철학을 읽을 수 있다”고 쏘아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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