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美 경기 방향 읽기…우울한 연준, ‘더블딥’ 조심하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실업급여 청구건수 150만건 시장전망 밑돌아

“코로나, 중장기 성장기반 갉아먹어” 우려

트럼프의 “로켓십” 정치적 구호 경계해야

지난 1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앞으로 미국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큰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이날 나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주요 회의내용은 △금리 2022년까지 안 올린다 △수개월 간 매월 국채 800억달러·모기지 400억달러 사들인다 △GDP 내년에는 5% 성장…회복 속도 느릴 것 △“고용 바닥 쳤을 수 있지만 지표 하나로 판단 못해” △금리상한제 계속 논의한다 등인데([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6월 FOMC에서 알아둬야 할 5가지 참조), 이것들이 공통적으로 가르키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경기회복 과정은 깨지기 쉬운 연약한 상태라는 것이죠.

실제 시장에서는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함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연준의 발표 내용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중심으로 향후 경기를 진단할 때의 고려사항을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10일 나온 연준의 경기상황 인식은 우울하다. 경기회복이 시작됐지만 길고 긴 터널을 지나야 한다는 뜻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왜 돈 계속 풀까?…고용시장 바닥론에도 경기회복 불확실하다는 뜻

연준이 계속해서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그만큼 경기회복 과정이 불확실하다는 얘기입니다. 탄탄하게 회복되고 있다면 부양책이 필요 없겠죠.

파월 의장도 경기회복이 시작됐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그는 “6월 회의의 결과는 올 하반기에 경기회복이 시작되고 다음 두 해에 걸쳐 회복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이는 제로금리에 의해 지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고용시장은 바닥을 지났을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그는 “고용시장은 5월에 바닥을 지났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11일 나온 지난 주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150만건으로 시장 예측(160만건)보다 적었습니다. 2주 연속 실업급여를 신청한 이들도 33만9,000명이 감소한 2,090만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뒤로는 암울한 전망 일색입니다. “많은 가구가 정부 직접 지원과 실업급여에도 살아나지 못했다”, “실업률은 역사적 수준이며 수요가 부진하다”, “소비자물가 상승이 낮아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 못할 것이다”, “5월 고용보고서상 실제 실업률도 13.3%가 아니라 16.3%가량 된다” 등이 그것입니다.

연준이 할 일이 더 있을 것이라며 금리상한제 얘기를 꺼내고 의회에 다음 달 말에 끝나는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급여의 연장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채권 보유량 확대는 ‘수개월’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는 그때마다 연장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2022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배경에 있는 기본 경기상황 인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가 “연준이 높은 실업률과 함께 우울한 경기 전망을 내놓았다”고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우울한 전망’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월가에서는 의회가 추가 재정지원책을 줄여 경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끊이지 않는 코로나 2차 유행 우려에 더블딥 가능성

11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개장 직후 900포인트 이상 하락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도 각각 2.5%와 2.1% 하락 출발했는데요. 미 경제방송 CNBC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투자자들이 연준의 발표내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AP통신은 경제활동이 재개로 텍사스주의 코로나19 입원 환자수가 3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캘리포니아의 9개 카운티에서 신규 확진자가 치솟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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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2차 유행에도 다시는 셧다운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이날 CNBC에 이 같은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는데요. 그럼에도 2차 유행 가능성은 더블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은 더블딥을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는데요. 경제활동 재개로 초반에 상승하던 경기가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한 두려움은 파월 의장에게서도 나타납니다. 그는 전날 “회복속도는 극도로 불확실하며 상당 부분은 코로나바이러스 억제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며 “우리 모두가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사람들이 (외부활동이 안전하다는)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는 완전한 회복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치료제와 백신 없는 빠른 회복은 사실상 어렵다는 말입니다. 실제 경기는 바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방향과 속도가 핵심입니다. 바닥을 찍고 다시 조금 올랐다가 다시 밑으로 꺾이거나 아주 천천히 회복한다면 바닥을 확인했다고 환호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미 중장기적인 성장기반이 무너졌다는 분석도 끊이지 않습니다. 파월 의장조차 장기실업과 기업 도산에 미국의 생산능력이 중장기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뉴욕 브루클린의 한 의류매장이 영업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경제활동 재개는 초기 경기반등을 이끌지만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더블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된다. /AP연합뉴스


정책적 노력이 침체폭 좌우…“자만하면 안 돼”

중요한 것은 경기가 하강하더라도 그 폭은 정책 노력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재정과 통화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 떠받치느냐에 따라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파월 의장의 생각도 같은데요.

일반적인 정책 당국자들은 위기 시에는 최악의 상황을 제시하고 이것보다 실제 경제가 나은 성과를 보여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성장률이 -10%에 달할 수도 있다고 한 뒤 실제로는 -5%를 달성하면 시장도, 국민들도 보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정책적 노력도 들어갑니다.

평소에는 이런 방법을 쓰지 않지만 위기 때는 유효합니다. 미국만 해도 지난달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실업률이 이미 25%일 수도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개인적으로 이를 예방주사라고 봤는데 실제 5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그랬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특히 중앙은행은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의 경고는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올해 -6.5%에서 내년 5%, 2022년에는 다시 3.5%로 꺾입니다. 급증하는 연방정부 부채에 언제 재정지원책이 뚝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도 여전합니다.

그래서 “V자 회복보다 더한 로켓십”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구호를 경계해야 합니다. 오르는 주가와 한두 가지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경기상황을 오판하게 되고 자칫 정책 실기와 함께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힐 수 있습니다. 월가에서 “의회가 (경기상황에) 자만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커다란 성공은 이 ‘자만’과 뚝심에서 나오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은 결국 손실을 불러올 수도 있으니까요.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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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앤디 워홀의 말처럼 '인생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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