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에 의해 7시간 동안 여행가방에 감금돼 있다 끝내 세상을 떠난 9살 남자아이의 친부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12일 충남지방경찰청은 피해 아동 A군의 친부 40대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아들인 A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B씨가 동녀거 C(43)씨가 아들을 학대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다만 A군이 여행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서는 B씨가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C씨의 범행 당시 B씨는 일 때문에 집 밖으로 나와 있던 상태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일 A군은 가로 44㎝·세로 60㎝ 크기의 중형 여행가방에 감금됐다가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다. 계모 C씨는 A군이 “게임기를 고장낸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며 여행가방에 감금, 의식불명에 빠지게 했다. C씨는 낮 12시쯤 A군을 가로 50㎝·세로 70㎝ 크기의 대형 여행가방에 가뒀다가 A군이 해당 가방 안에서 용변을 모자 다시 중형 여행가방에 감금했다.
이후 C씨는 이날 오후 7시25분경 119 구급대에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A군은 심정지 상태였고, 이후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 사흘 뒤 숨을 거뒀다.
경찰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C씨는 A군을 가방에 감금하고 3시간 동안 외출을 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 달 전 A군을 학대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C씨의 혐의를 아동학대 치사에서 살인죄로 전환을 검토했지만, 부검 결과 등이 나오지 않고 ‘고의성’ 입증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로 검찰에 송치했다. 아동학대치사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