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퇴 후 조기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고려 중이란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코로나19 정국을 겪으며 지지기반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는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런던에 있는 후원자들과 화상 회의에서 조기 대선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원래대로라면 2017년 5월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4월 임기를 마치고 재선에 도전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도중 사퇴하고 다음 대선을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 기준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만5,561명으로, 전 세계서 12번째로 많다. 여기에 사망자 수는 총 2만9,346명으로 확진자 수 세계 6위인 스페인보다 많다. 이에 지난 4월 39%였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33%까지 떨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같은 기간 에두아르 필립 총리의 지지율이 2017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39%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프랑스 집권당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여당인 레퓌블리크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에서 하원 의원 17명이 한꺼번에 탈당한 데 이어 한 주 만에 7명의 의원이 또 탈당했다. 이에 따라 2017년 총선에서 하원 전체의석 577석 중 과반인 314명을 휩쓸었던 LREM은 의석수가 281명으로 줄었다.
다만 대통령 측은 이 같은 보도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영국의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엘리제궁은 “대통령은 런던 후원자들과 화상회의에 참여한 적도, 사임을 말한 적도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