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 등의 영향을 받은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에서 신고가에 근접하는 거래들이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 일대는 물론 강남구 대치, 서초구 반포 등 강남 곳곳에서 이 같은 거래가 포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10주 만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팔겠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8을 기록하며 기준선(100)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0위로 오른 것은 3월 마지막 주(30일 기준) 100.0 이후 10주 만이다. 이 지수는 한국감정원이 서울 시내 중개업소를 통해 조사한 것으로 0~200 범위에서 100보다 높을수록 매수자 비중이 높고, 100보다 낮을수록 매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100 위로 올라섰다는 것은 집을 사겠다는 매수 희망자가 집을 팔겠다는 집주인보다 많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인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가 전주 87.7에서 95.0으로 크게 올랐다. 이미 전부터 100을 넘겼던 서남권(105.0)을 비롯해 동북권(97.6→101.4), 서북권(97.2→103.9)에서도 매도자 우위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남 일대에서는 전 고가에 근접하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82㎡가 이달 1일 22억6,1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19억6,4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3억원이 오른 것이다. 신고가는 지난해 12월 24억3,400만원이다. 인근 리센츠 전용 84㎡도 5월 저점(18억원)보다 2억원 비싼 20억원에 실거래된 2건이 잇따라 신고되면서 지난해 고점(21억원)에 근접했다.
대치동 재건축 단지인 은마 전용 84㎡도 호가가 22억원 이상으로 올랐다. 대치동 내 신축인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 84㎡가 지난달 29억3,000만원에 실거래돼 지난해 고점(29억 7,000만원)에 육박했다. 이달 초에는 압구정 현대 전용 161.19㎡가 34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주택시장 반전은 민간 통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KB국민은행의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강남 지역(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00.2로 100을 넘겼다. 서울 전체로는 98.7를 기록해 아직 기준선보다 낮았지만 지난주(79.1)보다 대폭 상승한 값을 보였다. /권혁준·양지윤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