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교회 방문 당시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한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13일(현지시간) NBC에 따르면 비밀경호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1일 라파예트 광장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시위 참가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은 “지난 5일, 당시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최루가스나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한 인력이 없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그 이후, 한 요원이 고추(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한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비밀경호국은 검토를 통해 폭행에 가담한 참가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 직원이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했다고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국가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군대 총동원을 발표한 뒤 백악관 인근의 세인트존스 교회를 방문했다. 이를 위해 경찰이 백악관 인근 시위대를 최루가스와 고무탄으로 해산 시켰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의 공동성명에서 “대통령이 교회 밖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도발하지 않은 평화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뿌리는 행위는 믿음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모든 가치를 모욕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백악관 인근에 모인 평화로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려고 최루탄과 고무탄을 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국립공원경찰대는 최루가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기존의 발표를 뒤집고 화학 물질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