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이 군사 도발 의지를 표명하는 등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자 정부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당일 기념식을 최대한 축소하기로 했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15일 6·15 20주년 기념식을 최대한 축소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현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를 어떻게 축소할 지는 알리지 않았다.
통일부는 당초 ‘평화가 온다’를 이번 20주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각종 행사를 기획했다. 우선 지난 13일 KBS의 ‘불후의 명곡’에서 6·15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방송을 진행했다. 18일에는 MBC를 통해 ‘전쟁을 넘어서 평화로’라는 주제로 평화경제 국제포럼도 방영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사회를 맡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이 대담자로 출연할 예정이다.
20주년 당일인 15일에는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통일부·서울시·경기도·김대중평화센터가 함께는 오프라인 행사 ‘시민과 함께하는 6·15 기념식’을 열기로 예고했다.
이번 20주년 행사는 남북 공동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북한의 무응답으로 공동 행사가 무산됐다. 여기에 북한은 이달 들어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핑계로 무력 도발 의사까지 내비치는 등 ‘평화가 온다’는 슬로건과 전혀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됐다. 선언문에는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킨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남북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1~2008년 공동 행사를 개최했지만 2009년부터는 이 행사를 더 이상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