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소개자료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변덕스러운’ 행보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 매파였던 볼턴 전 보좌관은 14일 트위터에 9일 뒤면 출간될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소개하는 출판사 사이트를 올렸다.
회고록에는 김 위원장에 관련한 내용도 들어있다고 홍보자료에 적시됐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회고록에 대한 출판사의 홍보자료와 사전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등의 링크를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이날 자신의 회고록 소개 사이트를 트위터에 ‘선물’처럼 올린 것이다. 회고록 소개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혼돈에 중독된, 적을 끌어안고 친구를 퇴짜놓는, 자신의 정부를 깊이 의심하는 대통령을 보여준다”고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을 부동산 협상처럼 여기는 바람에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의 사례에 있어 더 취약한 위치에 처하게 됐다는 내용도 회고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개자료는 또 트럼프 행정부에서 볼턴 전 보좌관이 목격한 혼란과 갈등의 사례로 “북한 김정은의 변덕스럽고 조작에 능한 행보”를 거론하기도 했다. 회고록에 김 위원장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북미협상의 내막이 포함돼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12일 출판사가 낸 홍보자료에도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백악관의 혼란, 대통령의 일관성 없고 마구잡이식인 결정 과정,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북한, 이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적과 친구에 대한 동일한 대우 등 여러 주제를 다룬다”는 내용이 담겼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관계와 관련한 내용이 들어있는지도 관심거리다. 볼턴 전 보좌관은 1·2차 북미정상회담에 배석해 김 위원장을 직접 대면했으며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 북미협상과 한미관계를 지켜봐 왔다.
한편 미국에서는 볼턴 전 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의회에 출석해 타격을 주는 증언을 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이제와 ‘책 장사’를 한다며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을 낸다는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층은 물론이고 반대파 중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反)트럼프 진영의 불만은 볼턴 전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따른 탄핵추진 당시 의회에서 증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정타를 날릴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다가 이제 와 ‘회고록 장사’에 나섰다는 데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실제로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소환을 추진할 당시 법원 결정을 받아오라며 버틴 바 있다. 하원이 탄핵안을 가결해 상원으로 넘긴 뒤에는 증언할 준비가 됐다고 뒷북을 쳤지만 예상대로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무산 시켜 버렸다.
트위터에서는 ‘보이콧 볼턴’(#BoycottBolton)이라는 해시태그가 나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기회를 날리는 데 일조한 볼턴 전 보좌관의 책이니 사지 말자는 얘기다.